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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북한은 가장 확신적인 비확산 파괴자”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가장 확신적인 비확산 체제 파괴자라고 비난하고 국제사회에 대화가 아닌 압력을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이례적으로 약 16분간의 연설 중 80%를 북한 문제에 할애했다.

유엔 연설서 “지금은 대화 아닌 압력 필요” #“‘모든 옵션’의 미국 정책도 일관되게 지지” #트럼프와 보조 맞추고 총선도 의식한 듯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는 “북한의 위협은 전례없이 중대하고 눈앞에 다가왔다”며 “(세계) 비확산 체제는 사상 가장 확신적인 파괴자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받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모든 핵ㆍ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화가 아닌 압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2000년대의 두 차례에 걸친 북핵 협상을 거론하면서 “대화는 북한이 우리를 속이고 시간을 벌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었다. 대화에 의한 문제 해결 시도는 도로에 그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 대응 방안과 관련해선 “미·일 동맹과 한·미·일 3국 간 결속으로 맞설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핵ㆍ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재화ㆍ자금ㆍ사람ㆍ기술이 북한으로 향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위에 있다’는 미국의 대북 태도를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히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아베 총리가 이날 연설 대부분을 북한 문제에 할애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주도에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과 보조를 맞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 모임에서 옆에 있던 아베 총리에게 ”북한과 대치하는 데는 힘이 필요하다. 신조는 강하다“며 북한의 도발 억지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전했다. 트럼프는 또 ”북한이 하는 말이 심상치않다. 총회 연설에서 심상치않은 상대에게 엄중한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베의 대북 강경 노선은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를 쟁점으로 삼아 보수 표심을 다지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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