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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박정희·김대중 고향에 '영호남 상생협력의숲' 들어서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일 경북 구미시 진평동 동락공원. 공원 한 가운데 두 손이 서로를 맞잡고 있는 조형물이 섰다. 높이는 약 2m. 조형물 앞에는 '하나되는 손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3일 경북 구미시에 조성된 '전남도민의 숲' #26일 전남 목포에서도 '경북도민의 숲' 준공 #2015년 만난 전남지사와 경북지사 아이디어 #"두 지역 손 잡고 상생과 가치 열매 공유하자"

이 조형물이 선 곳은 동락공원 안에 조성된 '전남도민의 숲'이다. 전라남도는 구미시에서 최소 110㎞ 떨어진 곳이다.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에 속하는 구미시에 전남도민의 숲이 조성된 까닭이 뭘까. 그 이유는 두 손을 서로 맞잡고 있는 조형물에서 찾을 수 있다.

경북 구미시 동락공원에 들어선 '전남도민의 숲'에 상징 조형물이 세워진 모습. 조형물의 이름은 '하나되는 손길'이다. 구미=김정석기자

경북 구미시 동락공원에 들어선 '전남도민의 숲'에 상징 조형물이 세워진 모습. 조형물의 이름은 '하나되는 손길'이다. 구미=김정석기자

전남도민의 숲은 영호남 화합과 상생협력을 위해 경북 구미시에 조성됐다. 이곳과 마찬가지고 전남 목포시에도 오는 26일 경북도민의 숲이 문을 연다. 일제강점기·한국전쟁·군사독재·직선제 개헌 등 역사의 질곡을 겪는 과정에서 서로 멀어지고 심지어 대립·갈등하게 된 영호남이 다시 화합하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영호남 화합의 숲 조성은 2015년 3월 영호남 포럼에서 만난 이낙연 국무총리(당시 전남도지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만나면서 시작됐다. 두 지사는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영호남 화합의 숲 조성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숲을 조성할 지역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시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를 꼽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포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포토]

영호남 화합의 숲은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한다'는 뜻의 '구동존이(求同存異)'를 주제로 삼았다. 지난해 11월 공사에 들어가 지난 13일 준공됐다.

주제에 걸맞게 전남도민의 숲 안에는 영호남의 화합을 추구하는 여러 상징물들이 즐비하다. 1만5000㎡ 규모의 숲 안에는 화합의 무대와 화합의 상징벽,노래기념비(목포의 눈물),상생의 언덕,화합의 광장,상생의 바람개비 등 조경시설이 설치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던 인동초 터널도 만들었다.

'전남도민의 숲' 안에 조성된 '상생의 언덕' 모습. 바람개비가 설치돼 있다. 구미=김정석기자

'전남도민의 숲' 안에 조성된 '상생의 언덕' 모습. 바람개비가 설치돼 있다. 구미=김정석기자

동서의 공존과 화합을 의미하는 나무 8400여 그루도 심었다. 전라남도의 도목인 은행나무, 목포의 시화인 백목련, 경상북도의 도화인 백일홍, 구미의 시목인 느티나무 등이다.

지난 15일 기자가 찾아간 전남도민의 숲은 이미 지역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었다. 숲을 찾은 이들은 화합의 광장 바닥에 새겨진 대한민국 지도를 살펴보고 이난영(1916~1965)이 노래한 '목포의 눈물'을 기리는 노래기념비를 보며 가사를 읊어보기도 했다.

전남도민의 숲에 있는 노래기념비.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가사가 새겨져 있다. 구미=김정석기자

전남도민의 숲에 있는 노래기념비.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가사가 새겨져 있다. 구미=김정석기자

오는 26일 문을 열게 될 경북도민의 숲은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인근에 조성됐다. 전남도민의 숲과 같은 1만5000㎡ 규모다. 이곳에도 영호남 화합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화합마당·상생의 숲 등이 들어선다. 구미 금오산 현월봉을 본딴 모형 돌탑도 세워진다.

이와 관련해 경상북도는 지난 13일 전남도민의 숲에서 준공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우병윤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우기종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을 비롯한 500여 명의 경북·전남 도민들이 함께했다.

지난 13일 경북 구미시 동락공원에서 '전남도민의 숲' 준공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경북도]

지난 13일 경북 구미시 동락공원에서 '전남도민의 숲' 준공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 자리에서 전라남도 측은 동서화합과 상생협력을 위해 전남의 정체성을 담아 숲을 조성해준데 대한 고마움을 담아 경상북도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두 지자체는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교류를 강화하고 영호남 지명을 유래로 한 관광자원화 등 실질적인 협력을 실천하기로 했다. 오는 26일에는 목포에 있는 경북도민의 숲에서 두 지자체는 준공기념식과 함께 화합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 13일 열린 '전남도민의 숲' 준공기념식에서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 구미시]

지난 13일 열린 '전남도민의 숲' 준공기념식에서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 구미시]

우병윤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두 지역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상생과 가치의 열매를 공유해 나가고 우호협력도 쑥쑥 자라나 도민의 숲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역사가 활짝 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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