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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갈 사람 필독! 프로그래머 추천작 15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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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에서 열린다. 올 해 상영작은 75개국 298편. magazine M이 5명의 프로그래머에게 관객 맞춤형 영화를 추천받았다. 각각 대중·상업영화를 즐겨보는 일반 관객이 보면 좋을 영화, 다양성 영화·예술 영화를 챙겨보는 영화 매니아가 보면 좋을 영화, 영화를 공부하는 영화학도가 보면 도움이 될 만한 영화 리스트다. 거장들의 신작부터 신예들의 놀라운 데뷔작까지 속이 꽉 찬 리스트다. 일반상영작 예매는 9월28일 오후 2시 BIFF 홈페이지 등에서 할 수 있다. (개막식, 폐막식 예매는 26일 오후 6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리보기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관객 맞춤 추천작

김효은, 나원정 기자 hyoeun@joongang.co.kr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영화제목 | 감독 | 섹션

 ① 영화는 무조건 재미지! 일반 관객들에게 추천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김영우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유아사 마사아키│와이드 앵글-애니메이션 쇼케이스

김영우 프로그래머가 “올해 본 애니메이션 중 제일 재밌다”고 자신하는 작품. 지난 6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외딴 바다 마을에 사는 중학생 카이(시모다 쇼타)는 밴드 연습을 하러 간 섬에서 인어 소녀 루(타니 카논)를 만난다.
“2D·3D를 오가며 형태를 과장·왜곡하는 등 지브리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일본 전통 애니메이션과 결이 다른,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다운 실험적인 장면들이 돋보인다”고. 유아사 감독의 대표작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2010) ‘핑퐁 더 애니메이션’(2014)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2017)도 올해 BIFF에서 함께 만날 수 있다.


'인어전설'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인어전설'

'인어전설'

오멸│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스윙걸즈’(2004, 야구치 시노부 감독) ‘훌라걸스’(2006, 이상일 감독)처럼 오합지졸 모인 멤버들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합심해 나아가는 이야기. 온 가족이 깔깔거리며 볼 수 있는 가벼운 코미디영화다.
수영선수 출신 영주(전혜빈)는 아쿠아리움에서 취중 공연을 하다 쫓겨나고, 싱크로나이즈드 코치를 해보겠냐는 친구의 제안에 제주도로 내려간다. 영주를 기다리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제주의 해녀들!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2012) 같은 진중한 영화와 ‘하늘의 황금마차’(2014) 처럼 ‘웃픈’ 코미디, 양쪽 다 잘하는 오멸 감독의 신작.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박도신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길예르모 델 토로│오픈 시네마

지난달 말 열린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다크 판타지’의 거장 길예르모 델 토로가 1962년 냉전 시대 미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언어 장애가 있는 엘리사(샐리 호킨스)는 정부가 극비리에 운영하는 연구소의 청소부다. 어느 날 이 곳에 신식 무기 개발을 위한 실험 용도로 ‘물고기 인간’이 들어오면서 외로웠던 엘리사의 인생도 바뀌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 ‘물고기 인간’을 연구소에서 빼내기로 결심한다.
불평등과 기후 변화 문제를 건드린 작품.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로맨틱한 판타지 영화지만 수위가 꽤 높아 성인들이 즐길만한 영화”라고 평했다.


'나의 세계' (박진형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나의 세계'

'나의 세계'

카를로스 모렐리│플래시 포워드

우루과이 축구 스타 다니엘 발디의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영화화했다. 축구·성장·가족이란 만국 공통의 키워드로 가슴을 훈훈하게 데우는 작품이다. 작은 마을의 축구 신동 소년은 도시에서 온 에이전트에게 발탁된다. 꿈도 이루고, 가족들이 가난도 벗을 수 있으니 소년은 당장 도시로 향한다. 프로팀에 입단해 스타가 되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하며 곤두박질친다.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상처를 딛고 삶의 기쁨을 찾는 소년과 주위 가족, 이웃들의 감정 변화에 집중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예술적 기교를 부리는 영화는 아니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마음을 사로잡는다”라고 평했다.


'엄마와 올빼미' (이수원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엄마와 올빼미'

'엄마와 올빼미'

노에미 르보브스키│오픈 시네마

프랑스 출신 배우이자 연출가인 노에미 르보브스키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헌정한 작품. 올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개막작. 아홉살 소녀 마틸드(엘사 아미엘)와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노에미 르보브스키)의 끈끈한 유대와 사랑을 그린 따뜻한 영화다. 어머니는 마틸드에게 ‘말하는 올빼미’를 선물하는데, 영화는 마틸드가 올빼미를 벗삼아 삶의 고비를 뛰어넘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동화 같은 이야긴데 결말이 굉장히 감동적이다. 모녀간에 함께 보길 추천한다”고 전했다.

② 하루에 4편은 기본! 자타공인 영화광에게 추천

'그 남자, 류타로'  (김영우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그 남자, 류타로'

'그 남자, 류타로'

니노미야 류타로│아시아 영화의 창

주인공의 이름이 감독이자 주연배우 니노미야 류타로와 같다. 영화는 이 남자, 류타로의 지리멸렬한 하루를 관찰한다. 병문안을 가고, 느닷없이 누군가에게 맞고, 혼자 밥을 먹고, 여자와 섹스하는 일상을 별다른 설명 없이 집요하게. 상영 시간 114분이 지나고 남는 건 강렬한 의문이다. 도대체 이 류타로란 사람, 정체가 뭐지?
“일본 독립영화에 관심 있다면, 절대 놓쳐선 안 될 올해의 발견”이란 게 김 프로그래머의 추천사. 처음 보고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2011)가 떠올랐을 만큼, 개인의 내면을 감성적으로 파고드는 일본 독립영화 경향 속에서 리얼리즘을 표방한 독특한 작품”이라고.


'밤치기'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밤치기

밤치기

정가영│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발칙하고 앙큼한 데뷔작 ‘비치온더비치’(2016)로 주목받은 정가영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주연까지 겸했다. ‘비치온더비치’에선 전 남친에게 끊임없이 자자고 졸라대던 가영, ‘밤치기’에선 시나리오 자료 조사를 핑계로 평소 마음에 들었던 남자(박종환)를 찾아간다. 남자의 성적 환상을 비롯한 내밀한 이야기를 캐묻던 가영은 차츰 이 남자를 갖고 싶은 속마음을 드러낸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계속 대화하는 장면만 이어지는데도 자연스럽다. 영화를 이렇게 찍을 수 있구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박도신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션 베이커│월드 시네마

영화광이라면 기억하고 있을 그 이름, 션 베이커감독의 신작이다. 아이폰으로 찍은 초저예산 영화 ‘탠저린’(2015)으로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해 가는 영화제마다 화제를 몰고 다녔던 그가 이번에도 평범한 이야기를 탁월한 연출력으로 멋지게 요리했다. 미국 플로리다 디즈니랜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살고 있는 6살 무니(브루클린 프린스)와 친구들은 엉뚱하고 유쾌한 모험 계획을 세운다. 이른바 ‘플로리다 프로젝트’.
윌렘 데포를 빼곤 전부 무명 배우이지만 고른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꼬마 여주인공의 연기가 끝내준다”(박 프로그래머)고.


'러브리스' (박진형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러브리스'

'러브리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월드 시네마

‘리바이어던’(2014) ‘엘레나’(2011) 등을 만든 러시아의 거장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신작이다. 박 프로그래머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반(反)휴머니즘의 정점에 있는 영화”라며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인간성의 가면 아래서 벌어지는 인간의 민낯·모순·거짓을 드러내는 현대 영화 작가 중 최전선에 있다”고 평했다.
영화는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중산층 부부의 이야기다. 부부는 아파트를 파는 문제부터 시작해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각자의 삶을 새롭게 시작했지만, 아들이 실종되면서 이야기는 다른 국면을 맞는다. 감독이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관점을 집중해서 볼 것.


작은 독립영화사의 흥망성쇠 (이수원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작은 독립영화사의 흥망성쇠'

'작은 독립영화사의 흥망성쇠'

장 뤽 고다르│월드 시네마

영화광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장 뤽 고다르 감독의 1985년 미개봉작. 일반 개봉을 전혀 하지 않았던 작품을 복원했는데, 아시아에선 처음 상영한다. 이 프로그래머는 “고다르의 자기 반영성과 형식적 실험은 여전한데, 1990년대 이후의 영화보다 비교적 난해하지 않고 코믹한 측면이 있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구제 불능 바람둥이 영화 감독이 새 영화를 준비하면서 제작자와 충돌하는 이야기로, 영화의 산업적 측면을 짚은 작품이다. 주연을 맡은 프랑스의 대배우 장 피에르 레오가 이번에 부산을 방문한다.

③ 공부도 하고 영화도 보고! 영화학도에게 추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김영우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카밀라 안디니│ 아시아 영화의 창
현실과 가상을 절묘하게 배치하는 ‘매직 리얼리즘’을 아름답게 구현한 영화다. 어린 누나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쌍둥이 동생과 상상력 놀이를 한다. 전통 복장을 한 소녀가 춤을 추는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는 장면 속에 동생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상실감이 주술적으로 어우러진다.
“영화학도라면 이 영화의 놀라운 카메라워크를 주목해야 한다”고 김 프로그래머는 귀띔한다. 제89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퀴어 성장영화 ‘문라이트’(2월 22일 개봉, 배리 젠킨스 감독)를 지난해 발 빠르게 주목했던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 부문이 올해 한 발 먼저 ‘찜한’ 작품이기도.


살아남은 아이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살아남은 아이'

'살아남은 아이'

신동석│뉴 커런츠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원숙하다. 단연 주목할 작품”이란게 남 프로그래머의 짧고 굵은 추천사다.
최무성·김여진의 내공있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두 사람은 아들을 잃은 부모를 연기한다. 또래들과 물놀이를 갔던 아들은 친구(송유빈)를 구하고 익사한다. 아들 대신 살아남은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아버지는 아이에게 일을 가르치고 식구처럼 돌보려 한다. 마음을 닫고 있던 어머니 역시 차츰 살아남은 아이에게 정을 준다. 복잡한 심경의 세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지만, 이 영화는 그 속에 놀라운 반전을 품고 있다.


포큐파인 호수  (박도신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포큐파인 호수'

'포큐파인 호수'

잉그리드 베닌거│월드 시네마

“아주 적은 돈으로도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연출력이다. 영화 제작을 전공하는 학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박 프로그래머).
캐나다 출신 여성 독립영화 감독이 만든 청소년영화. 비(샬럿 술즈베리)는 부모가 이혼 직전에 있는 내성적인 열세 살 소녀다. 엄마와 별거 중인 아빠를 만나러 간 비는 그곳에서 비슷한 또래 소녀 케이트(루신다 암스트롱 홀)를 만난다. 외향적이고 직설적인 케이트의 영향으로 소극적이던 비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연기 조율이 훌륭한데, 감독의 연출력이 빛나는 지점이다.


바람이 머무는 자리  (박진형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바람이 머무는 자리'

'바람이 머무는 자리'

히메나 몬테마요르│플래시 포워드

멕시코 여성 감독의 데뷔작.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 사실을 부정하는 한 가족의 일상을 그렸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위태로운 하루를 이어나가고, 딸은 사춘기 아이처럼 굴며, 아들은 환영에 사로잡힌다. 상실의 고통에서 허우적대던 이들은 서로를 위하며 어떻게든 삶을 이어나간다.
박 프로그래머는 “시대적 배경이 1960~70년대로 추측되는데 그 시대를 굉장히 정교하게 재현했다. 프로덕션 디자인·촬영·조명·소품 등을 잘 설계해 이야기에 독특한 감수성을 불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나 캐릭터에만 집중해 온 영화 학도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


망각의 시  (이수원 월드영화 프로그래머 추천)

'망각의 시'

'망각의 시'

알리레자 하타미│플래시 포워드

이란 출신의 알리레자 하타미는 이 프로그래머가 자신있게 꼽은 올해 최고의 신인 감독. 남미를 배경으로 한 그의 데뷔작 ‘망각의 시’는 죽음에 관한 탁월한 성찰을 보여준다. 시체 보관소에서 일하는 노인은 신원 미상의 젊은 여성 시체를 발견하고 장례를 치러주려 한다. 남미 군부정권 하에서 탄압받고 실종된 젊은이들의 비극이 비유적인 방식으로 깔려있다. 날아다니는 고래의 이미지는 가히 놀랍다.
“신인 감독임에도 내용뿐만 아니라 시각적 이미지에 대한 충실한 고민이 돋보인다. 주제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유적, 환상적으로 보여준 수작.”(이 프로그래머)

김효은·나원정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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