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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입문 5년 된 안철수…그에게 남은 것과 떠난 것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로 정치 입문 5년을 맞았다.

새정치와 다당제 기치로 정계입문 #국민의당 창당과 총선 선전으로 다당제 이뤄 #폭탄주 등 마시며 부족했던 정치인 면모도 #제보조작 사건 등으로 새정치 이미지 퇴색 #안 "내년 지방선거 밖에 머릿속에 없다"

안 대표의 2012년 9월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에 입문한 후 두 번의 대선과 두 번의 창당, 두 번의 총선, 두 번의 당 대표를 경험했다. 그의 말대로 “압축 경험, 농축 경험”이었고, 그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5년이었다.

[안철수-전병헌/20170828/국회/박종근]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아 인사했다. 안 대표가 회의실 벽에 붙은 글을 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안철수-전병헌/20170828/국회/박종근]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아 인사했다. 안 대표가 회의실 벽에 붙은 글을 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안 대표는 이날 대전ㆍ충남 지역을 1박 2일로 찾았다. 그에게 정치 입문 5주년 심정을 묻자 “굉장히 길다”며 “그때 제 고민은 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저 같은 사람을 정치하라고많은 분이 원했을까”라는 말이었다. 그런 그가 찾았다는 해법은 다당제와 새정치였다. 그가 5년 동안 무엇을 이루었을까.

①국민의당과 다당제=정치인 안철수가 내세운 성과는 국민의당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2월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선전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50석을 얻은 자민련(50석)에 이어 20년 만에 다당제 구조를 만들었다.
안 대표는 지난 2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 때 혼자서 창당해서 40석 가까운 정당 만들었다”며 “(혼자 창당에 이 정도 성과를 낸 건) 현역 정치인 중에 저밖에 없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남을 방문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운데)가 9일 오후 여수시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에서 주승용 전 원내대표와 청년당원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을 방문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운데)가 9일 오후 여수시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에서 주승용 전 원내대표와 청년당원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②폭탄주 6잔=안 대표가 정치인으로 성장한 점을 항상 등장하는 단어는 ‘폭탄주’다. 안 대표는 안랩 대표 시절 급성간염을 심하게 앓은 이후 술을 멀리해왔다. 그래서 안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호남 중진과 마신 폭탄주 1잔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안 대표는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폭탄주 6잔을 마시는 등 예전보다 주량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의 부족한 점으로 꼽히는 소통 부족을 채우기 위한 그 나름대로의 노력이다. 실제 안 대표에게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외계인 같다”고 했던 호남 중진 의원들도 최근에는 “변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③새정치와 청년들=안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후 강조해온 구호는 ‘새정치’이다. 안 대표는 19일 "낡은 정치가 정치인 만을 위한 정치라면 국민 위한 정치가 새정치"라며 "새정치 위해서는 기득권 양당구조 깨야 하고, 그것은 다당제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와 새정치를 연결시키는 이는 이제 드물다.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이 연루된 제보조작 사건 등이 터지며 기성정치인과 다르다는 인식이 사라지면서다. 최근에는 호남홀대론, 영남홀대론 등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청년층의 지지도 그를 떠난 상태다. 2012년 9월 대선에 출마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서 안 대표의 20대 지지율은 32%, 30대 지지율은38%였다. 그런데 지난 대선 출구조사 때는 20대에서 19%, 30대에서 17.9%의 표를 받아 청년층 지지율이 반토막 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12년 10월 광주 조선대학교 학생들과의 대화를 위해 강당에 들어서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12년 10월 광주 조선대학교 학생들과의 대화를 위해 강당에 들어서고 있다.

④시골의사에서 국민의당 초선 의원까지 =지난 5년 간 안 대표의 측근들은 부침이 많았다. 안 대표가 청춘콘서트를 통해 정치권의 주목을 받을 대 그의 곁에는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이 있었다. 안 대표가 201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당시 금태섭 변호사, 송호창 의원 등이 옆을 지켰다. 5년이 흐른 지금 안 대표의 곁에 서 있는 건 국민의당 초선 의원들이다.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이 최측근으로 꼽히고, 김삼화ㆍ손금주ㆍ신용현ㆍ오세정ㆍ이용주ㆍ채이배ㆍ최명길 의원 등의 측근 그룹으로 꼽힌다. 측근 그룹과 보좌진들의 잦은 변화는 “안 대표가 사람을 잘 못 챙긴다”는 다른 후보 측 공격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그 때마다 “국민의당 창당 후 제 주변에 가장 사람이 많다”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대선 패배 후 지난 8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정치 일선에 다시 나섰다. 출마 명분이 없다는 당내 의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다. 안 대표는 5년을 맞은 이날 다음 목표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까지 목표 밖에 제 머리 속에 없다”며 “제 목표는 국민의당이 문제 해결 중심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확립하고 중도 통합 중심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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