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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혐한 테러당한 한국계 여배우의 일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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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이 한국계인 일본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기코(水原希子·27)가 SNS상에서 일본 네티즌들로부터 혐한(嫌韓) 테러를 당하고 있다.

[사진 미즈하라 키코 인스타그램]

[사진 미즈하라 키코 인스타그램]

17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맥주 회사인 산토리가 지난 7일 미즈하라가 출연한 ‘더 프리미엄 몰츠’의 새 광고 영상을 SNS에 공개하자 일부 네티즌들이 노골적인 차별·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인기 스타들만 출연하는 이 회사 CM의 신작이었지만, 이번 광고 영상에 대해서는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회사 공식 SNS 계정에 미즈하라가 자이니치(在日·한국계)라는 점을 지적하며 모델로 써서는 안 된다며 인종차별적인 글을 남겼고, 미즈하라를 ‘반일(反日) 배우’라며 그를 모델로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해당 제품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산토리 측은 “캠페인의 취지와 다른 트윗 글이 계속 나와 유감이다”며 곤혹스러워하는 반응이다.

미즈하라는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미즈하라는 개성적인 외모로 인기를 끌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화 ’노르웨이의 숲‘을 통해 데뷔했고 ’진격의 거인‘ 실사판 영화에도 출연했다.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과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동료 연예인들이나 유명인사들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멈추라는 글을 SNS 등에 올리면서 혐한 발언을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했다. 미즈하라를 응원하는 분위기는 그가 직접 자신의 SNS에 입장을 밝히는 글을 올린 한층 더 뜨거워졌다.

미즈하라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지금 세상에는 다양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도, 어느 나라에서 자랐더라도,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더라도 모두 지구인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이 세상에서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고 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이어 “하루라도 빨리 이 세상의 인종이나 성별 등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세상 사람이 어디에 있어도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우선 내가 나 답게 앞으로도 강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싸움이 없어지는 것을 마음 속으로 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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