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의원들이 김이수 임명에 반대표 던진 5가지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17.09.12 11:32

업데이트 2017.09.12 13:45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때 20명가량의 국민의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내부 자체 계산보다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12일 당 회의에서 “원내에서 자체 분석을 근거로 임명동의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가 달랐다”고 할 정도다. 그렇다면 국민의당 의원들은 왜 예상보다 더 반대했을까. 그들의 반대 이유를 살펴봤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사법부 독립파=국민의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진 주된 이유로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 우려를 들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6월 청문회 때부터 김 후보자 임명 시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혀왔다. 김 원내대표는 12일 “문제의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회 추천 몫의 재판관으로서 임기가 1년 남은 헌법재판관을 헌재소장에 지명함으로써 대통령ㆍ국회ㆍ대법원장의 3:3:3 원칙이란 삼권분립을 침해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 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등 여당의 반응에 반감이 커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시 추 대표는 한 전 총리의 수감생활을 ‘억울한 옥살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코드 인사로 사법부 인사를 지명하고, 추 대표 등의 발언에 분개한 의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지난 8월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안 대표가 회의실 벽에 붙은 글을 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지난 8월 28일 오전 취임축하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로 예방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안 대표가 회의실 벽에 붙은 글을 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②선명야당파=예상보다 반대표가 많았던 건 그동안 침묵하던 ‘선명야당파’가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명 야당을 강조하는 안철수 대표의 등장으로 찬성과 반대 사이를 놓고 고민하던 의원들이 대거 반대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안 대표는 11일 의원총회에서 “사법부 독립의 적임자인지를 기준으로서 또한 소장으로서 균형 잡힌 사고를 할 수 있는 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확실한 기준 없이 호남 인사라는 이유로 통과시켜주고, 민주당에 협력하다보니 당 존재감이 없어졌던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③반(反)더불어민주당파=민주당이 그동안 국민의당을 대하는 태도에 반감을 가진 의원들도 많았다고 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말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제보조작 사건 등 국민의당에 불리한 사안이 생길 때마다 국민의당 고사 작전을 펼쳤다”며 “협치는 주고 받는 것인데 잘 되면 민주당이 잘 한 것이고 못되면 국민의당 탓을 하는 태도에도 질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 측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와 류영진 식약처장의 해임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박지원 전 당 대표는 12일 라디오에서 “청와대는 류 식약처장, 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보호하려다가 결국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을 낙마시킨 것”이라며 “교각살우”라고 말했다.

④신앙심파=보수 기독교단이 김 후보자가 과거 군 동성애를 옹호하는 판결을 했다는 주장하며 반대 목소리를 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는 김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는 수백통의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기도 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 등에서 “기독교계에서 소수 의견을 많이 낸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은 신앙 때문에 김 후보자에게 찬성표 못 던지겠다고 했다”며 “인준 표결을 앞두고 쏟아진 기독교계의 반발에 적잖이 부담을 느겼던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⑤5ㆍ18 사형 판결 반대파=김 후보자가 군판사로 재직하며 5ㆍ18 민주화 운동 관련자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는 것도 반대표를 던진 이유가 됐다. 1979년 12월 군 법무관으로 입대한 김 후보자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탄 버스를 몰고 경찰관 4명을 숨지게 한 운전기사 배모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김 후보자는 사형선고를 한 후 별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 청문회 때 문제가 되자 사과 정도만 했다”며 “평범한 법조인이라면 괜찮지만 헌법재판소장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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