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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KAMD 완성하려면 바다의 사드 SM-3 도입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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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DDG 73)가SM-3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DDG 73)가SM-3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군 당국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완성하기 위해 미국산 요격 미사일인 SM-3를 도입해야 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SM-3는 미 해군이 이지스함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이다. KAMD는 2023년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독자적인 방어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KAMD 보강 보고서’ 주요 내용 #고각 발사한 북 스커드 요격엔 #“ SM-3가 사드보다 유리” 결론도 #“한국의 미MD 체계에 편입 우려해 #중국·러시아, 사드만큼 반발 클 듯”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영우 의원(바른정당)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KAMD 보강을 위한 해상 탄도탄 요격 유도탄의 효용성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SM-3 도입 시 정상각으로 발사한 거의 모든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미사일의 상승단계부터 요격이 가능해 ‘다층 방어체계’ 기능을 할 수 있다. 다층 방어체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상승·중간·종말 단계마다 요격할 기회를 갖도록 다양한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천궁과 패트리엇 미사일은 종말 단계의 하층인 고도 20㎞까지만 방어할 수 있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도 종말단계의 상층(40~150㎞)을 맡고 있다.

그러나 SM-3는 최대 사거리가 700㎞에 이르고 최대 고도가 400㎞이기 때문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격추할 수 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고도 60~80㎞에서 핵탄두를 터뜨려 감행할 전자기펄스(EMP) 공격을 막는 수단이 상층단계에서 격추가 가능한 SM-3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KAMD가 완성되더라도 지상에 배치돼 이동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을 막기는 쉽지 않지만 바다의 사드로 불리는 SM-3는 이지스함에 배치돼 있어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한국에 사드 체계 배치를 기정사실로 삼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드의 무력화를 모색해 나온 게 고각발사”라며 “무수단(최대 사거리 3500㎞급)의 경우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게 쏴서 최대 고도 1000㎞로 올릴 경우 최대 속도가 마하 15 정도로 높아져 KAMD로는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고각발사한 북한의 스커드-ER(1000㎞급), 노동(1300㎞급), 북극성-1형(1250㎞급)은 SM-3가 사드보다 요격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드에 비해 높은 고도에서 요격이 가능하고, 사거리가 길기 때문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반면 SM-3 48발의 가격(7872억원)은 사드 1개 포대(48발, 2조1444억원·부지 비용 포함)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보고서는 국방부가 올 3월 국방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8월 제출받았다. 정부 소식통은 “보고서의 목적은 군 당국이 SM-3 도입에 대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 제출 이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합동브리핑에서 “KAMD에 이지스 체계(구축함 3척)가 들어오면 SM-3 등을 다층 방어체계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SM-3 도입 시 사드 못지않게 중국·러시아의 반발을 살 것으로도 예상했다.

해외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중·러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미사일 정보를 미국·일본과 공유할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보고서는 “주변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외교적 이해를 통한 주변국과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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