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시아 최대 복합소재 전시회인 ‘JEC Asia’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안준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10일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 관련 세계 최대 협의체인 JEC의 아시아 전시회를 서울이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유치 경쟁에서 싱가포르를 제쳤다. 안 국장은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JEC Asia가 싱가포르 이외 지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JEC Asia 유치전에서 싱가포르, 일본, 태국 등 제쳐 #참가자 숙박 100박 이상시, 마이스 관광객 1인당 2만원 쏘고 #세계건축가대회 참가자들엔 신도시 보여주는 맞춤형 서비스
JEC Asia는 11월1일부터 사흘 간 열린다. 이 기간 중 4000명 이상의 복합소재 관련 전문가들이 서울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태국, 일본 등이 JEC Asia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올해 초부터 싱가포르 등에서 현지 설명회를 여는 등 공을 들인 서울시가 유치에 성공했다.
서울시는 JEC Asia 같은 마이스(MICE)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최근 사드 논란 등으로 줄어든 해외 관광객의 빈자리를 어떻게든 만회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서울 방문 외래 관광객은 60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나 줄었다. 특히 중국 관광객 감소 폭은 46.5%(369만명→198만명)에 달한다. 그나마 동남아시아와 일본 관광객이 3.7~4.2% 가량 늘면서 빈자리를 메워내는 형편이다.
권소현 서울시 마이스산업팀장은 이날 “마이스 관광객은 일반 관광객과 비교할 때 소비 지출액이 약 1.8배에 달하고 연계산업의 국제화와 구전 마케팅 효과 등이 커서 싱가포르, 도쿄 등 경쟁 도시들도 유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서울시도 올 상반기에만 인도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말레이시아ㆍ대만 등을 돌며 현지설명회를 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스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도 다양하다. 한 예로 서울시는 마이스 유치를 위해 지원금(최대 1억5000만원)과 현장 운영요원을 제공한다. 서울웰컴키트(기념품ㆍ복주머니ㆍ안내책자 등 패키지)와 MICE카드(5000원이 충전돼 있어 교통ㆍ편의점서 사용) 등 작지만 감동을 줄 수 있는 선물도 준비해 놓았다.
기업회의ㆍ인센티브 관광단체로 서울에서 연속 2박 이상, 총 참가자의 숙박누계가 100박 이상인 경우 외국인 1인당 2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준다. 박상섭 롯데면세점 수석은 “서울시가 기업 못잖은 아이디어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세계건축가대회에선 ‘서울특화관광프로그램’이 특히 주목받았다. 서울시는 건축가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건축학자라는 점을 감안 동탄신도시와 강남보금자리 지구, 스마트시티 전용 홍보관인 더 스마티움 등을 관광코스로 넣어 호평을 받았다.
마이스 관광객 못잖게 일반 관광객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한창이다. 중국 관광객 중심의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11일부터 닷새 동안 국내 최대 여행박람회인 서울국제트래블마트를 연다. SITM에는 해외 400여 곳, 국내 800여 곳 등 총 1200여 개의 여행관련 업체가 참석한다. 행사 규모는 지난해(800여 곳)보다 50% 이상 커졌다.
올해에는 특히 그간 국내 관광업체와 접촉이 어려웠던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출신 업체들의 참석을 유도해 참가 국가 수도 지난해 37개국에서 올해는 50개국으로 늘렸다. ‘7017 서울로 걷기’나 ‘한강자전거 타기’ 등 한류ㆍ전통 관련 특별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외국 관광객을 위한 인센티브(최대 1인당 1만원)도 있다.
안준호 국장은 “아프리카나 중동 쪽 여행업체들에는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참가를 독려한 덕에 이번 행사가 더 풍성해졌다”며 “과거엔 서울의 볼거리를 늘리는 하드웨어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관광객 유치에까지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ㆍ홍지유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