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옛길 등산로에 조성된한반도전망대에서 바라본 괴산호.산능선에 호수가 생기면서자연스럽게 한반도 지형이 만들어졌다.[사진 괴산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9/6bb6219f-042d-4450-9030-9d84a060906b.jpg)
괴산 산막이옛길 등산로에 조성된한반도전망대에서 바라본 괴산호.산능선에 호수가 생기면서자연스럽게 한반도 지형이 만들어졌다.[사진 괴산군]
지난 1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산막이옛길. 괴산호 둘레를 따라 난 탐방로 입구에 나들이 온 사람들이 북적였다. 과수원을 지나 차돌바위나루에 가자 탁 트인 괴산호가 한 눈에 들어왔다. 탐방로 주변은 오래된 소나무가 많았다.
연리지·매바위·스핑크스 바위·소나무 출렁다리 등 4㎞ 구간 산막이옛길
완만한 경사 남녀노소 산책하듯 즐겨…괴산호 기암절벽 경치 일품
167m 연하협 구름다리 건너면 속리산 볼 수 있는 충청도 양반길로 통해
연간 150만명 몰리며 인기몰이…2017년 한국 관광 100선 선정
산비탈에 얼굴을 드러낸 바위와 기이한 모양을 한 소나무·참나무·굴피나무 등 수목, 호수가 절경을 이뤘다. 서울에서 온 김미선(50·여)씨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자연경관을 만끽하며 산책하듯 걸을 수 있어서 좋다”며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바위와 굴, 나무에 웃음을 자아내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것도 산막이옛길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괴산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따라 완만하게 만들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사진 괴산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9/48bf75bc-8edc-4d0a-8881-5c2922d61095.jpg)
괴산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따라 완만하게 만들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사진 괴산군]
괴산 산막이옛길은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괴산호 상류에 있는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된 10리(4㎞)에 이르는 옛길을 복원한 산책로다. 예전에는 산에 땔감을 구하러 가거나 마을을 왕래할 때 쓰이던 길이라고 한다. 괴산군은 2011년 11월 차돌바위나루~산막이나루까지 경사지에 나무받침(데크)을 놓고 황토 포장을 하는 등 산길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산막이옛길을 만들었다.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으로 가로막혔다’는 뜻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갔던 피란민들이 산에 막혀 더는 가지 못하고 머물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막이옛길 초입에 소나무를 연결해 만든 소나무 출렁다리를 탐방객들이 걷고있다. [사진 괴산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9/9c8ea97d-6b49-41fc-bbc8-6878f199fd79.jpg)
산막이옛길 초입에 소나무를 연결해 만든 소나무 출렁다리를 탐방객들이 걷고있다. [사진 괴산군]
산막이옛길은 계절별로 바뀌는 풍경이 일품이다. 봄에 생강나무 꽃과 진달래, 찔레꽃, 야생화 등를 감상 할 수 있고 여름에는 탐방로에 있는 전망대와 쉼터에서 시원한 계곡 바람을 맞을 수 있다. 가을에는 주변이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들면서 사진 동호인들의 발길로 붐빈다. 겨울엔 눈 덮힌 괴산호와 소나무숲을 보며 걸을 수 있어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산막이옛길은 2015년과 2017년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뽑은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붙은 연리지. 최종권 기자

남녀가 뒤엉킨 모습을 하고 있는 정사목에서 기도를 하면 옥동자를 잉태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종권 기자
코스가 4㎞로 다소 짧지만 27가지의 숨은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한 나무처럼 합쳐진 ‘연리지(連理枝)’, 괴산호의 푸른 물을 보며 산림욕을 체험할 수 있는 소나무동산, 소나무와 소나무를 연결해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출렁다리는 걷는 재미를 더한다.
소나무가 서로 뒤엉킨 형태로 이 나무를 보며 남녀가 함께 기원하면 옥동자를 잉태한다는 ‘정사목’, 노루·토끼·꿩 등 야생동물이 목을 축였다는 ‘노루샘’, 옛 사오랑 서당이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아이들의 야외학습장으로 사용했던 고인돌쉼터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막이옛길에 있는 고인돌쉼터. 자연이 빚은 고인돌 아래서 옛 사람들은 더위를 식혔다고 한다. 최종권 기자

괴산 산막이옛길 명소인 매바위. 탐방로 중간 정도를지나다 고개를 들면 매가 하늘로 날아가는 모양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최종권 기자
겨울이면 눈 속에 짐승 발자국이 남겨져 있어 과거 시골 청년들이 호랑이 사냥을 나섰다는 ‘호랑이굴’. 산막이마을을 오고가던 사람들이 여우비(여름철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해 잠시 쉬어갔다는 ‘여우비바위굴’의 옛 이야기는 그럴싸하게 들린다.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의 서늘한 바람이 나온다는 ‘얼음바람골’,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오를 것 같은 매의 머리 형상을 한 ‘매바위’, 괴산을 상징하는 뫼산(山)자 모양을 한 ‘괴산바위’, 언뜻보면 이집트 스핑크스 유적같은 ‘스핑크스 바위’도 탐방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괴산을 상징하는 뫼산(山)자 모양은 괴산바위. 비스듬하게 기울어졌지만 3개의 산 봉우리 형상이 보인다. 최종권 기자

호랑이 조형물 뒤에 맹수들이 새끼를 낳고 살았을것으로 보이는 동굴이 있다. 최종권 기자
40m 절벽 위에 세워져 공중에 떠 있는 아슬아슬함을 느낄 수 있는 ‘꾀꼬리전망대’와 괴산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망세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산막이옛길을 둘러본 김지현(43·여)씨는 “마치 숨은그림 찾기를 하듯 자연이 만든 명소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며 “계절에 따라 변하는 산막이옛길의 경치가 신비롭기만 하다”고 말했다.
산막이옛길은 장거리 등산로 코스도 있다. 노루샘에서 시작해 등잔봉(450m)~천장봉(437m)을 지나는 2시간짜리 코스와 삼성봉(550m)까지 연결된 3시간 등산 코스가 조성됐다. 산 정상에 마련된 한반도전망대에 서면 괴산호를 끼고 있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
![괴산 산막이옛길에는 유람선이 운행된다. 편도 4㎞ 구간 산책로를 걸은 뒤 유람선을 타고 괴산호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좋다. [사진 괴산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9/ea9cde3e-a274-4a8b-b308-58efac4184ab.jpg)
괴산 산막이옛길에는 유람선이 운행된다. 편도 4㎞ 구간 산책로를 걸은 뒤 유람선을 타고 괴산호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좋다. [사진 괴산군]
괴산호에는 차돌바위나루~산막이나루까지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산막이옛길을 걸어 유람선을 타고 되돌아 올 수도 있고, 유람선을 타고 산막이마을까지 간 뒤 걸어서 돌아 올 수도 있다. 유람선을 타면 괴산호와 맞닿은 기암절벽을 약 10분동안 관람할 수 있다.
산막이나루에서 괴산호 상류로 약 1.5㎞를 걸어가면 지난해 9월 개통한 167m 길이 연하협 구름다리가 나온다. 산막이옛길 굴바위와 갈론나루를 잇는 이 다리는 개통 직후부터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이곳을 지나면 충청도 양반길과 속리산국립공원인 갈은구곡을 이어 트레킹할 수 있다.
![괴산 산막이옛길의 끝인 산막이마을에서 1.5㎞를 더 걸어가면 연하협 구름다리가 나온다. [사진 괴산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9/259af466-3733-49ba-bd94-7268f5f2b2e6.jpg)
괴산 산막이옛길의 끝인 산막이마을에서 1.5㎞를 더 걸어가면 연하협 구름다리가 나온다. [사진 괴산군]
우은숙 괴산군 관광팀장은 “연간 150만명이 찾고 있는 산막이옛길은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버금가는 명품길로 평가받고 있다”며 “향후 85㎞ 길이 충청도양반길 내에 있는 선유구곡·화양구곡의 숨은 명소를 정비해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괴산=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