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학 연구팀이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위력을 지진 관측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추가 핵실험이 실시될 경우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해 방사능 유출 등 환경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학 지진 실험실 원롄싱(溫聯星) 교수 연구팀은 3일 실시된 강력한 6차 핵실험으로 이미 5차례의 핵실험이 행해진 풍계리 핵실험장이 붕괴 위험에 처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연구팀, 6차 핵실험 자료 분석
중국핵공업그룹 과학기술위원회의 왕나이옌(王乃彦) 선임고문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신뢰할 만하다면 이는 심각한 환경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라며 추가 핵실험은 산 전체를 붕괴시키고, 이로 인해 방사능이 유출돼 중국을 포함한 인근지역에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는 폭발위력 200㏏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지만, 잇단 핵실험으로 갱도 지반이 약해지면서 일부가 붕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분석 결과 6차 핵실험 후 8분여 뒤인 낮 12시38분32초쯤 풍계리에서 규모 4.1(기상청은 규모 4.4로 발표)의 추가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갱도의 일부 함몰로 인해 발생한 지진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TNT 폭약 환산 기준)을 108㏏(킬로톤·1㏏은 TNT 1000t의 폭발력)으로 추정하며, 오차범위는 ±48㏏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1945년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의 3∼7.8배 수준이며, 지난 5차 핵실험(약 10㏏)과 비교해 5∼10배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왕 고문은 “100㏏의 폭탄은 상대적으로 위력이 큰 폭탄”이라며 북한 정부는 자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특히 중국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핵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