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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의 寫眞萬事] 세계 당구 1등은 얼마나 벌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월 포르투 3쿠션 월드컵 우승자 김행직 선수의 상금은 8000 유로(약 1000만원)였다. 당구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만 해도 2만 4000여 개의 당구장이 성업 중이고 당구 인구는 1000만이 넘는다고 한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참여 인구 측면에서도 프로 야구나 골프처럼 이미 대단한 스포츠 비즈니스 판이 펼쳐졌을 것 같은데 세계 대회라는 월드컵 대회의 상금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다. 뜻밖이다.

2017 LG U+ 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 개막전에서 이충복 선수가 김행직 선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트로크를 하고 있다.이 선수가 40대25로 승리했다.

2017 LG U+ 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 개막전에서 이충복 선수가 김행직 선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트로크를 하고 있다.이 선수가 40대25로 승리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폐막한 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의 총상금은 13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였고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의 우승 상금은 19만 5000달러(약 2억2000만 원)였다.

3일 끝난 KLPGA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한 오지현의 상금은 3억5000만원이었다. 기왕 상금을 비교하는 김에 사례 한 개만 더하자면, 지난번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렸던 복싱 슈퍼 웰터급 경기에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무려 1억 달러, 코너 맥그리거는 3000만 달러의 대전료를 챙겼다. 물론 이는 순수한 대전료만이었고 유료프로그램시청료와 입장수익 보너스를 고려하면 메이웨더는 대략 2억 달러, 맥그리거는 약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8000유로를 받은 김행직 선수는 그나마 2017년부터 인상된 우승 상금의 혜택을 받았다. 2016년까지 3쿠션 월드컵 대회의 우승 상금은 5000 유로(한화 약 660만 원)에 불과했다.
현재 당구 월드컵 대회의 참가자들은 세계 랭킹 1~12위, 개최국가 시드 선수, 초청 시드 선수 등 17명을 제외하고는 항공료, 숙박비 등을 자비로 부담하며 이 가운데 일부 국내 랭킹 상위 선수들만 소속사에서 후원을 받아 대회에 참가한다. 그나마 월드컵 대회이기에 일부나마 주최측의 지원이 따르지만 국내 대회의 경우 사정은 더욱 딱해진다.

  지난 8월 강원도 춘천에서 폐막한 ‘2017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 의 우승 상금은 500만 원, 준우승 상금 250만 원이었다. 공동 3위 2명까지 4강에 든 선수만 소액이나마 상금을 챙길 수 있었는데 4강 이하의 성적을 거둔 3백여 명의 선수들은 대회 참가비 3만원에 3~4일 동안의 숙박비, 교통비 등을 모두 자비로 해결해야만 했다.

 골프 대회의 경우 이틀 동안의 경기 성적으로 참가 선수의 절반을 컷 탈락시키고 나머지 절반의 선수들에게 경기 결과에 따라 총상금을 나눠주는 것에 비하면 당구 대회, 특히 국내 당구 대회의 상금 배분 방식은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 물론 이런 가혹함 뒤에는 대한당구연맹의 빈약한 재정과 스포츠 마케팅 능력 부재, 국내 대기업 등의 외면 등 복합적 원인이 잠복해 있다.

  5일 개막한 LG U+컵 3쿠션 당구대회의 상금 규모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파격이라고 할 만하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2억 4000만 원에 이르고 우승 상금은 8000만 원이다. 월드컵 우승 상금의 8배에 이르며 3쿠션 종목 사상 최고액의 상금이다.

LG U+ 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 개막전에서 브룸달 선수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고 있다. 브룸달은 8이닝 40분만에 베트남의 응우엔 꾸억 응우엔을 40대5로 제압했다.

LG U+ 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 개막전에서 브룸달 선수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고 있다. 브룸달은 8이닝 40분만에 베트남의 응우엔 꾸억 응우엔을 40대5로 제압했다.

경기가 끝난 뒤 브룸달 선수(오른쪽)가 응우엔 선수를 위로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브룸달 선수(오른쪽)가 응우엔 선수를 위로하고 있다.

브룸달과 응우엔 꾸억 응우엔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쿠드롱과 야스퍼스.쿠드롱은 첫 경기에서 한국의 홍진표에게 패했다.

브룸달과 응우엔 꾸억 응우엔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쿠드롱과 야스퍼스.쿠드롱은 첫 경기에서 한국의 홍진표에게 패했다.

 예선 리그를 거쳐 8강이 결정되는데 예선 탈락자에게도 5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LG U+ 컵 대회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개최되고 있다. 2015년엔 강동궁, 2016년엔 이충복 선수가 우승했다.

세계 3쿠션 4대 천왕을 비롯해 세계 랭킹 1위부터 8위까지 출전하며 국내 선수로는 최성원, 조재호, 허정한, 홍진표, 강동궁, 이충복, 이승진 선수 등이 출전했다. (현재 3쿠션 세계 랭킹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다니엘 산체스,2위 딕 야스퍼스,3위 마르코 자네티, 4위 프레데릭 쿠드롱, 5위 김행직, 6위 토비욘 브룸달, 7위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8위 제레미 뷰리).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3쿠션 국내 상위 랭킹 선수의 1년치 수입에 육박한다. 세계 톱 랭킹 선수들에게도 작은 상금이 아니다. 과연 누가 최고 상금의 주인이 될 것인가. 상금도 주목거리지만 4대 천왕을 비롯해 국내외 3쿠션 당구의 명인들이 펼치는 명승부들이 당연히 주목의 대상이다.

개막전에 출전한 스웨덴의 브룸달은 베트남의 응우엔 꾸억 응우엔을 상대로 8이닝 40분만에 40점을 기록하는 놀라운 기량을 선보여 관중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작년 우승자 이충복은 세계 랭킹 5위이자 7월 포르투 월드컵 챔피언 김행직을 시종일관 압도한 끝에 40대 25로 제압했다.

5일부터 7일까지 예선 리그를 거쳐 8강을 선발하고 8일 8강이 겨루는 토너먼트를 거쳐 최종 승리자가 결정된다.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 홀에서 열리는 이 대회의 전 경기는 TV, PC,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다)

김춘식 중앙일보 포토데스크 부국장 kim.choon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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