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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6년 만의 본관 농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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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청소·경비노동자들이 5일 오전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시급 870원 인상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청소·경비노동자들이 5일 오전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시급 870원 인상을 촉구했다.

홍익대의 비정규직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지난 4일부터 본관 1층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150여 명의 농성 참가자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소속으로 시급 830원 인상(미화직 기준 7780원)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원들이 다시 본관 농성에 들어간 건 지난 1월부터 학교 측과 벌이고 있는 시급 인상 교섭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서경지부가 집단 교섭을 하는 카이스트·한국예술종합학교·동덕여대·덕성여대·이화여대·연세대·서강대·광운대·고려대·한성대·인덕대 등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시급을 830원 인상하는 안에 합의했다. 청소노동자 기준 7780원이다. 홍익대만 아직 타결이 묘연한 상황이다. 서경지부 관계자는 “홍익대만 7개월이 넘도록 시급 100원 인상안을 고수하며 하청 용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청소·경비노동자들이 4일 오전 8시부터 본관 1층 사무처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본관 농성은 2011년 집단해고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청소·경비노동자들이 4일 오전 8시부터 본관 1층 사무처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본관 농성은 2011년 집단해고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이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하는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용역업체가 “학교의 재계약 제의가 부당하다”며 입찰을 포기했고, 청소·경비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았다. 노조원들은 이후 본관 사무처를 점거하고 49일간 농성을 벌인 끝에 전원 원직 복귀와 소폭의 임금 인상을 약속받았다.

노조원들은 5일 오전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학교가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책임을 다하라”며 시급 830원 인상을 재차 촉구했다. 박명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장은 “우리에게는 이게 생존이고 인권이기 때문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학교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한다면 2011년과 같은 사태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옥경 홍익대분회 부분회장은 “우리는 이곳에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학교로부터 버림받는 노동자는 대한민국에서 홍익대 노동자밖에 없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홍익대 정문에 시급 인상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준호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홍익대 정문에 시급 인상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준호 기자

지난달 22일 홍익대 졸업식에서는 청소노동자 한 명이 김영환 총장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려다 김 총장이 탑승한 차량에 발등이 깔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노조 측과 학교 사이의 갈등도 첨예해졌다. 노조 측은 “당시 김 총장이 차량에서 내리지도 않고 그냥 간 것은 뺑소니 범죄다. 사고를 당한 조합원이 병원에 입원해 있음에도 사과 한 마디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 측은 “오히려 노조원들이 김 총장을 포위해 폭행하려 했다”고 하는 등 양측의 대립이 진흙탕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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