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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생리대 다 못 믿겠다"…생리컵, 면 생리대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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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마트의 생리대 매장. [사진 중앙포토]

한 대형마트의 생리대 매장. [사진 중앙포토]

식약처가 지난 4일 ‘문제 생리대’ 명단을 공개하고 “지나친 우려보다는 인체 유해평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고했지만, 소비자와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회사원 김모(27)씨는 “일회용 생리대는 다 못 믿겠다”며 “어떤 제품을 써야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회용 생리대 사용으로 피해를 봤다는 A씨는 “식약처는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과 모든 생리대를 조사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언어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 기자회견 "생리대 전 성분 조사하라" #소비자 불안 확산 "일회용 생리대 다 믿겠다" #면생리대, 마트·소셜커머스서 불티나게 팔려

일회용 생리대에 불신은 생리컵과 면생리대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가격 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5일 동안 생리컵 매출이 전주에 비해 287% 증가했다. 생리컵은 전량 수입품인데 현재 일부 사이트에서만 ‘해외직구’로 구입할 수 있다. 에누리다닷컴 관계자는 "생리컵에 대한 상품 검색 빈도가 꾸준히 늘고 있어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케미컬 포비아’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회용에 대한 대안으로 생리컵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면 생리대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는 릴리안 생리대의 안전성 논란이 보도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15일 동안 면 생리대 매출이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385%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소셜커머스 티몬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1주일 동안 ‘유기농’ 소재 생리대 매출이 1002%로 치솟았다. 이후 증가세는 내려갔지만, 지난 3일까지 누적 판매량이 생리대 파동 전보다 433% 증가했다. 위메프도 지난달 20일 이후 2주 동안 면 생리대 매출이 전주보다 338% 늘었다고 밝혔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1주일간 면 생리대 매출이 685% 증가했다. 유기농 생리대로 알려진 ‘나트라케어’와 면 생리대 ‘한나패드’는 한때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또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의 매출도 42% 증가했다.

생리대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여성환경연대는 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보고서에 따르면 VOC뿐만 아니라 다이옥신·퓨란·잔류농약·향류 등의 검출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생리대 전 성분을 조사하고 역학조사에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3월 생리대 유해성분 검출 시험을 진행한 강원대 김만구 교수도 참석했다. 김 교수는 “생리대 시험은 국제표준기구(ISO) 분석 방법을 따랐다”며 “식약처가 원한다면 한국분석과학회 주관 하에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식약처가 “신뢰하기 어렵다”고 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유한킴벌리의 연구비 후원’ 논란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교수는 “여성환경연대가 소셜펀딩으로 마련한 220만원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실험에 응한 학생들도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마음이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10종에 대한 1차 생리대 전수조사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하고 76종에 대한 2차 전수조사는 올해 말 발표할 계획이다.
김영주·홍상지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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