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공지능이 정말로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 부분 빼앗아갈까요.
[퓨처앤잡-미래직업 리포트] 취재팀의 기획 취재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3개월 간의 심층 취재를 마친 취재팀 기자 네 명은 취재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취재의 핵심 내용을 간추려 동영상 [퓨처앤톡]으로 4회에 걸쳐 전달드립니다. 1회 주제는 '일자리는 정말 사라질까' 입니다.
특별취재팀 기자들은 유난히 절박한 마음으로 취재에 임했습니다. 바로 네 명 중 세 명이, 실제로 두돌 안팎의 아이를 둔 엄마와 아빠라서입니다. 20년 뒤에 우리 아기는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무엇을 배워 어떤 인재로 커야 할지가 진심으로 궁금했던 거죠.
최현주 기자가 뉴욕의 IBMㆍ위워크 본사를, 김도년 기자가 핀란드와 프랑스의 교육 및 스타트업 현장을, 하선영 기자가 실리콘밸리와 인도네시아 발리를 취재하고 왔습니다. 저는 이메일과 화상 전화를 통해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취재 전체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정말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까요.
세계 각지를 취재한 기자들은 “다른 나라의 분위기는 이렇게까지 어둡지 않다”고 전하네요.
“인터뷰한 전문가 4~5명의 답변이 너무 비슷해서 오히려 놀랐어요. 많은 일자리가 20~30년 안에 자동화되는 건 맞다, 하지만 대량 실업 사태는 없을 거라고들 입을 모으더라구요. 일자리가 없어지지만 다른 일자리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임미진 기자
“핀란드나 프랑스는 한국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심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희망섞인 전망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프랑스에는 자율주행 버스가 지금도 돌아다니고 있어요. 우리 같으면 운수노조가 파업을 하며 반대할 수 있죠. 하지만 오히려 ‘라이다 같은 자율주행차 부품 제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어요.” -김도년 기자
“뉴욕도 마찬가지였어요. 인공지능으로 서비스가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많았어요. 인공지능 보조 교사를 둔 선생님은 ‘인공지능이 채점을 해 준 덕에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말하더군요. 의사는 ‘방대한 진료 기록을 순식간에 검토하는 인공지능 덕에 희귀병도 쉽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하고요.” -최현주 기자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분명히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문제는 일자리가 빼앗길 가능성이 큰 건 저소득층이란 점이에요. 특히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직업의 박탈 가능성이 커요. 이 때문에 사회 불평등 문제가 생길 거란 걱정이 많았어요.” -하선영 기자
“이마트의 4차 물류센터에 가봤어요. 인공지능이 온라인 주문을 받고 제품을 골라 담는 방식이에요. 원래는 3000명의 근로자가 일했을 공간에 300명이 터치 스크린을 사용해 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300명의 업무 만족도는 너무나 높았습니다.” -최현주 기자
“(물류센터에서 밀려난) 2700명도 그만큼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재교육하고 사회 안전망으로 지원해야 하는 게 정부와 기업의 몫인 것 같아요.” -임미진 기자
분명한 건 걱정보다는 대책이 먼저라는 겁니다. 토론에 참여한 기자들은 “당장 일자리가 다 사라질 것처럼 호들갑 떠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미래 직업 시장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밝은 분위기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거죠.
그럼 미래 일자리 시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뀔지,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할 수 있을지 조만간 [퓨처앤톡 2회]를 통해 또 논의해보겠습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