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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아베, 엿새 사이 세번째 통화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일 오전 9시쯤 다시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결속을 거듭 확인했다. 북한이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6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약 3시간반 전이다. 아베 총리가 통화 후 “최신 정세 분석과 대응에 대해 다시 협의했다”고 밝힌 만큼 북한의 핵실험 징후 분석이나 핵실험 후의 대책을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실시 세시간반 전 #핵실험 징후나 이후 대책 논의 가능성 #한ㆍ미간 통화에 비해 한 박자씩 빨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 문제에 한ㆍ미ㆍ일이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후 기자들에게 “한ㆍ미ㆍ일이 확실하게 연대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통해 북한의 정책을 변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분석해 대응책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100% 일본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뉴욕 유엔총회에서 한ㆍ미ㆍ일 3국간 의견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오전 전화 통화를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미사일을 발사한 뒤 엿새 사이 세번째 통화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오전 전화 통화를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미사일을 발사한 뒤 엿새 사이 세번째 통화다.[연합뉴스]

 미일 정상 간 통화는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래 엿새 사이 3번째다. 두 정상은 북한 미사일 발사 당일과 다음 날인 30일 잇따라 통화하고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나흘째인 1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원칙에 합의했다. 문ㆍ트럼프 대통령 통화는 지난달 초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대책을 전화로 협의한 데 이어 25일 만이다. 미일 정상 간 통화가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이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신속하게 이뤄지는데 반해 한미 통화는 한박자 늦다.
 미일 정상간 통화 내용은 미국 공식 입장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통화에서 아베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 직후 백악관은 ‘모든 옵션’ 표현이 들어간 백악관 성명을 발표했다. 30일 통화는 트럼프가 "대화는 답이 아니다"는 트윗을 한 직후 이뤄졌다.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일 정상 간의 찰떡 공조가 이뤄지는 셈이다.

 미국 대북 정책의 큰 틀도 일본과의 협의가 중심이다. 북한과의 대화가 아니라 북한에 압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 하나다. 다른 하나는 압박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양국이 대북 석유 금수를 포함한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는 것은 그 일환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 문제에서  ‘운전자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일이 주도하고 한국이 비껴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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