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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면 생리대 제조, 미혼모·해외에 지원 ‘사회공헌’ 젊은 사업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장영민 한나패드 대표

또 ‘생리대 파동’이다. 지난해 생리대 가격 인상으로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문제가 떠오른 데 이어 올해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한창이다. 일부 일회용 생리대에서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한 여학생의 ‘깔창 생리대’ 사례처럼 여전히 비싼 가격도 문제다. 생리대가 환경과 복지 이슈의 중심이 된 셈이다.

한나패드의 장영민 대표(왼쪽)가 면 생리대를 들어보이고 있다. “예쁜 디자인 때문에힘들게만 느껴지는 생리일을 기다린다는 소비자도 있다”고 했다. [조문규 기자]

한나패드의 장영민 대표(왼쪽)가 면 생리대를 들어보이고 있다. “예쁜 디자인 때문에힘들게만 느껴지는 생리일을 기다린다는 소비자도 있다”고 했다. [조문규 기자]

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지엔이바이오텍 한나패드 장영민(36) 대표. 29일 경기도 하남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최근 6일 동안 평상시 6개월치 주문이 들어왔다고 했다. 잠시도 쉴 틈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25일 이후 주문 건은 11월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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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것이 터졌다고 생각해요. 생리대는 몸과 직접 닿잖아요. 면 생리대로 바꾼 고객들은 ‘생리통이 확실히 줄었다’고 해요. 여성환경연대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연간 버려지는 일회용 생리대가 20억 개입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 면 생리대를 선택하는 분이 늘어나는 건 환영할 일이죠”

2004년 장 대표는 이른바 ‘공시족’이었다. 대학 3학년 때 생리통으로 힘들어하는 여자 동급생들이 면 생리대를 나눠 쓰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거다” 싶었다. “생필품이라 사업성도 있다”고 봤다. 공무원 시험을 그만두고 이듬해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 3년 동안은 수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고객들이 ‘써보니 좋다’는 후기를 계속 올려줘서 버틸 수 있었어요. 2010년 전후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궤도에 올랐죠.”

‘면 생리대는 불편하다’는 건 편견일까. “물론 일회용보다는 불편하죠. 그런데 속옷도 세탁해 입지만 불편하다고 안 느끼잖아요. 면 생리대가 화학 생리대보다 생리혈이 선명한데 그걸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예쁜 디자인으로 상쾌한 느낌을 주려고 하죠.”

최근에는 2년 전 진출한 호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호주는 건강뿐 아니라 환경 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최근 면 생리대를 많이 찾아요.”

그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NGO단체와 협력해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미혼모 등에게 면 생리대를 지원하고 해외구호지역에도 구호물품으로 면 생리대를 보낸다. “아프리카는 생리대가 없어 낙엽을 쓸 정도로 열악해요. 면 생리대는 물만 깨끗하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앞으로 동남아나 다른 국가들에도 지원을 늘려갈 생각입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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