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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언플루언서] 카뱅처럼 빠르고 편하다…세탁특공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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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세탁특공대'의 세탁물 커버.유머러스한 문구로 눈길을 끈다.

'세탁특공대'의 세탁물 커버.유머러스한 문구로 눈길을 끈다.

쇼핑의 세계에서 먼저 사용해본 이들의 ‘후기’가 갖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문제는 믿고 본 후기에도 광고를 감춘 '가짜'가 섞여 있다는 것. 속지 않고 쇼핑할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쇼핑 언(言)플루언서'가 나섰다. 친구와 수다 떨듯 사적으로, 그래서 아주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는 사용 후기를 연재한다. 다만 내 이름 석 자를 걸기에 양심껏, 한 점 거짓이 없다는 것만 밝히겠다.
앞으로 물건이 아니라 무형의 쇼핑인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일상 속 갖가지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차례차례 직접 경험해볼 예정이다. 이번은 빨래 수거·배달 서비스인 '세탁 특공대(이하 세특)'다.

시간이 경쟁력 

'세탁특공대'의 애플리케이션.

'세탁특공대'의 애플리케이션.

세특이 내세우는 무기는 시간이다. 빨래를 가지러 오고 가져다주는데, 오전 9시부터 무려 자정까지다! 그 시간에 야식 배달이 가능한 건 알았어도 빨래를 맡길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신세계다. 속도도 빠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바로 다음날 가져다준다. 세탁은 직접 운영하는 세탁소가 아니라 아이템별로 몇몇 곳을 연계해 위탁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계는 있다. 현재 서비스는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혹시 똑같은 서비스가 전국구로 있나 싶어 '세탁 배달'로 검색을 해보니 업체마다 조금씩 달랐다.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짧거나 배달 앱처럼 동네 세탁소를 연계해 주는 수준이었다. 때마침 먼저 이용해 본 회사 선배가 추임새를 넣었다. "세탁이 제대로 안 된 거 같다고 다시 해주겠다며 연락이 왔더라고." 신뢰도 급상승. 냉큼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깔았다.

클릭 세 번이면 빨래 해결 

앱 사용은 간단하다. 깔고 나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휴대폰 번호와 주소를 지정한다. 이후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한 시간 단위 내에서 수거·배달 시간을 정하고, '오기 전 전화주세요'처럼 특별히 요청 사항이 있으면 추가해서 '부르기'를 누르면 끝이다. 첫 사용자가 아니라면 클릭은 딱 세 번, 10초면 빨래 해결이다. 일상복은 물론 침구·신발·아웃도어의·카페트·커튼까지 맡길 수 있다.

'세탁특공대' 앱으로 빨랫감의 수거와 배달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지정할 수 있다.

'세탁특공대' 앱으로 빨랫감의 수거와 배달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지정할 수 있다.

첫 주문 지정 시간을 금요일 오후 10시~11시로 했다. 즉시 카카오톡으로 주문 확인 문자가 왔고, '수거 요원'이 오기 30분 전 또 한 번 문자가 날아왔다. 시간을 지킬 수 없다면 이때 바꿔도 된다. 배달 때도 마찬가지다. 메시지가 왔을 때 부재 중이라면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옵션을 준다. 모두 카카오톡을 통해서다.

'세탁특공대'는 '요원'이 오기 전 미리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

'세탁특공대'는 '요원'이 오기 전 미리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

동네 세탁소와 비슷한 가격

정확히 오후 10시 26분 '요원'이 왔다. 검정 티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은 청년은 이불 한 채는 너끈히 들어갈 듯한 검정 천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받는듯한 깍듯한 말투로 이름과 배달 일정을 확인하고, 세탁물을 하나하나 챙겼다. 가격 역시 그 자리에서 분류해 알려줬다. 스커트 3000원, 블라우스 4000원, 니트 스웨터 4000원, 드레스 6000원, 베개 1만원이란다. 세탁 프랜차이즈보다는 건별로 1000~1500원 가량 비싸고, 동네 세탁소와는 아이템에 따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수준이었다. 다만 고가 패딩은 무려 4만5000원. 단독 세탁을 해야하는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면서 동네 세탁소(3만원)보다 비쌌다. 하지만 미용실에 펌 하러 갔다 엉겁결에 영양제 추가하고 두피관리까지 받듯, 요원의 뭔가 전문적으로 느껴지는(실제 전문 지식은 별로 없다)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아니, 아예 신발장도 열어 주섬주섬 운동화(5000원)를 꺼냈다. "이거 맡기면 다시 하얗게 될까요? "

빨래를 수거 하러 온 '세탁특공대' 요원. 휴대전화로 주문 내역을 확인한다.

빨래를 수거 하러 온 '세탁특공대' 요원. 휴대전화로 주문 내역을 확인한다.

두 번째는 '생활 빨래'를 맡겼다. 말 그대로 세탁기를 대신 돌려주고 건조시켜 개어서 보내주는 서비스다. 20ℓ에 1만원은 싸다면 싸고 또 비싸다면 비싼 가격이다. 장마에 빨래가 잘 안 마를 때, 여행 다녀와 한꺼번에 세탁기를 돌려야 할 때 이용하면 좋겠다 싶었다. 지난 번 배달 때 받아 놓은 하얀 봉투에 4인 가족 이틀치 빨랫감을 꾹꾹 눌러 담았다. 세특은 세탁비가 2만원 이상 돼야 배달비가 무료라(2만원 미만 시 배달비 2000원 추가), 다른 패딩을 하나 더 맡겼다. 결제는 그 자리에서 카드로 하거나, 이후 아예 카드를 등록해 두면 된다. 수거·배달 뒤에 간단히 한줄 평을 입력하면 1000 포인트를 주는 혜택이 있다.

20ℓ에 1만원인 생활 빨래. 세탁기에 대신 돌려서 갖다주는 서비스다.

20ℓ에 1만원인 생활 빨래. 세탁기에 대신 돌려서 갖다주는 서비스다.

빨래 맡겼는데 수선까지 해줘? 

지정된 시간을 딱 맞추는 건 아니다. 두번째 주문에서 40분 안에 온다던 수거 요원은 지정 시간 30분이 훨씬 지나서야 도착했다. 다만 고객 평가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점은 남달랐다. 세탁 수거 뒤 평가 항목에 '예상 시간보다 늦어져 불편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더니 바로 답이 왔다. 배달 양이 많거나 도로사정으로 인해 늦는 경우가 있는데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운영팀의 사과였다.

수거 요원이 지정된 시간에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즉각적인 고객 응대를 했다.

수거 요원이 지정된 시간에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즉각적인 고객 응대를 했다.

첫번째 주문 다음날에는 문자 아닌 전화를 받았다. 맡긴 메모리폼 베개를 세탁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항공·호텔 침구를 세탁하는 업소에 의뢰를 했는데, 세탁할 경우 제품의 탄력회복성이 떨어진다는 연락을 받았단다. 그러면서 "이건 손으로 가볍게 물세탁 하신 뒤 햇볕에 바짝 말려주시는 게 좋겠다"라는 추후 관리법도 알려줬다.
전화는 그 다음에도 걸려 왔다. 첫번째 맡긴 패딩의 브랜드 태그가 떨어질 것 같다면서 백화점 매장에 수선을 의뢰해도 되겠냐는 내용이었다. 해외 구매 여부를 묻고, 만약 백화점 수선이 어렵다면 인근 수선점에서 마무리를 하겠다고 했다. 그간 세탁소에서 누려보지 못한 서비스라 약간 당황했지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세탁기 돌리고 개서 주는 생활 세탁 

프리미엄 세탁으로 4만5000원을 들인 패딩. 가격은 비쌌지만 털 상태나 세탁 상태는 양호했다.

프리미엄 세탁으로 4만5000원을 들인 패딩. 가격은 비쌌지만 털 상태나 세탁 상태는 양호했다.

세탁특공대의 생활 빨래. 세탁기를 돌리고 말려 착착 개어 보내준다.

세탁특공대의 생활 빨래. 세탁기를 돌리고 말려 착착 개어 보내준다.

서비스가 어쩌니 저쩌니 해도 세탁소의 생명은 역시 빨래다. 맡긴 옷에서 가장 걱정한 건 패딩이었다. 아끼던 양가죽 장갑과 베이비 캐시미어 머플러를 동네 프랜차이즈 세탁소에 맡겼다가 못 쓰게 된 경험을 한 이후, 큰 맘 먹고 산 옷이 망가질까 내심 걱정이 됐다. 배달이 오자마자 확인해 보니 큰 문제는 없었다. 소매의 꼬질한 때가 사라졌고, 내장재인 깃털도 적절히 분산돼 건조됐다. 무엇보다 풍성한 털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생활 빨래의 경우 각을 잡아 갠 빨래뭉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았다. 세탁기에 꺼내, 널고, 털고, 개는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된 결과물이라는 것만도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 때는 빠졌지만 발등 부분에 얼룩이 남았다.

전체적으로 때는 빠졌지만 발등 부분에 얼룩이 남았다.

반면 운동화는 극적인 변화는 아니었다. 집에서 세탁하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접히는 발등 부분의 얼룩이 남아 있었다. 드라이클리닝 맡긴 옷들은 비닐 하나에 묶여 온 점이 동네 세탁소와 달랐다. 한 동안 입지 않을 여름 옷만 빼서 따로 걸어두려 한 터라 다른 비닐 커버를 찾았다.

세특의 배달 상태. 비닐 한 장에 세탁물을 모두 넣는 것이 동네 세탁소와 다르다.

세특의 배달 상태. 비닐 한 장에 세탁물을 모두 넣는 것이 동네 세탁소와 다르다.

<총평> 

서비스 지역 제한이 있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해당되는 곳에 살더라도 가격보다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이들에게 권한다. 퇴근이 늦은 맞벌이 부부나, 평일에 집을 비우는 1인 가구라면 세탁소가 문을 닫아 빨랫감을 오래 쌓아둘 필요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가끔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생활 빨래 역시 추천할 만하다. 알뜰 살림꾼은 '가격 시뮬레이션'을 해볼 것. 같은 값이라도 동네 세탁소의 경우 한꺼번에 여러 벌을 맡기면 에누리를 해줄 때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글·사진=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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