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자녀를 둔 김모(48∙서울 서초구)씨는 요즘 매일 1시간씩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며 씨름을 한다. 다음 달 11일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두고 자녀와 함께 지원 대학∙학과를 고르기 위해서다.
대교협, 현재 고1 적용 대입 전형기본사항 발표 #수시 전형 명칭에 종합·교과·논술·실기 등 넣기로 #체육특기자, 내신·출석 반영하고 타대학 교수 면접 #대입 관련 서류 보존 기간 4→10년으로 늘려
김씨의 자녀는 수시모집 중 한 종류인 학생부 종합(학종) 전형에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같은 학생부 종합 전형인데도 대학마다 명칭이 달라 김씨는 무엇이 이 전형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씨는 “같은 학종인데 왜 대학별로 전형 이름이 다른지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 입학전형계획을 다운받아 일일이 지원자격을 확인해봐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학종은 '일반전형'(서울대∙고려대), '성균인재'(성균관대), '네오르네상스'(경희대)∙'DoDream'(동국대) 등 대학별로 명칭이 천차만별이다.
현재 고 1이 응시하는 2020학년도 대입부터 이런 불편함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29일 발표한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따르면 각 대학 수시모집 전형 명칭이 학생부종합·교과, 논술, 실기 등 4가지 기준으로 통일된다. 예를 들어, 경희대의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학생부종합(네오르네상스)’과 같은 식으로 해당 전형이 학종임을 표기하고 대학 독자 명칭은 괄호안에 기재하는 식이다.
정명채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은 “기존에도 각 대학별 입학전형계획안에는 전형 종류별로 구분해 표기해왔지만 대입설명회나 개별 상담 때는 정확하게 안내가 안되곤 했다”며 “아예 전형명을 표기하는 방식을 표준화해 수험생·학부모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제도를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체육특기자 특별전형 선발과정에서는 투명성·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이 도입된다. 각 대학은 2020학년도 대입부터 체육특기자를 선발할 때 고교 내신과 출석 등 학생부를 반영해 평가하고 종목별·포지션별 모집인원을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기존에는 입학전형계획안에 ‘00명’식으로 불명확하게 표기되곤 했다.
또 면접·실기 평가위원은 3인 이상으로 구성하고, 이 중 1인은 반드시 타 대학 교수로 해야 한다. 이는 올해 4월 교육부가 발표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방안’에 따른 것이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부정입학과 각종 특혜가 불거지자 교육부는 체육특기자 입학과 관리 전반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바 있다.
아울러 대입 전반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면접평가표 등 전형 관계 서류의 보존 기간을 4년에서 1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학생이 대학 졸업 후에라도 입학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 관련 조사를 정확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2019년 9월 6~10일에 이뤄진다. 합격자 발표는 12월10일까지 대학별 일정에 따라 진행한다. 정시모집 원서는 그해 12월 26~31일 접수받는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