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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사가 하는 일 70% … 2030년엔 AI도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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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래직업 리포트 

‘택시운전사와 경리사무원, 소방관과 한식조리사….’

고용정보원 “13년 뒤 기계충격” #직업 29% 로봇으로 대체 가능 #“AI, 창의성·공감능력은 못 따라와 #정부 새 일자리 교육 시스템 필요”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이 2030년께 기술적으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꼽힌 직업들이다.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0년 이런 직업이 열에 셋(2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에는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 21명이 참여했다.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 때문에 많은 이들이 미래 일자리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인공지능으로 생계에 위협을 느낄 것”이라는 미국 백악관 보고서, “암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의사, 법률 문서를 읽는 인공지능 변호사가 나왔다”는 기사도 이런 공포를 부채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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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의 연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의 예측을 감안하면 2030년엔 ‘기계 충격’이라고 할 만한 변화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398개의 직업이 요구하는 역량 중 84.7%는 기계가 인간과 같거나 더 낫게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직으로 꼽혔던 변호사(48.1%)나 교수(59.3%), 전문의(70%) 같은 직업도 상당 역량이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박가열 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은 “연구원들끼리도 ‘(대처할 시간이) 13년 남았다’고 웅성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런 급격한 충격은 인공지능 영향이 크다.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지난 10년의 인공지능 기술을 돌아보면 전반부 9년의 발전 폭보다 최근 1년의 발전 폭이 더 크다”며 “이런 추세라면 2030년께 상당수의 직업군을 기계가 기술적으로 대체할 거란 주장이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석하기에 따라 오히려 희망적인 해석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는 인공지능과 사람이 잘하는 분야가 극명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은 기억력이나 신체적 강인성, 시력·청력·공간지각력 등에선 기존 근로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창의력과 설득·협상·말하기 등에선 사람이 나은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비드 오터 미국 MIT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 사회는 창의성과 공감 능력 같은 인간만의 역량이 극단적으로 중요한 세상이 될 것”이라며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사람들만이 적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동화를 피할 수 없는 직업군에 대해선 정부가 지금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리 캐플런 스탠퍼드대 교수는 “기계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거라고 확신한다”며 “정부가 교육 시스템을 확충해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은 어떻게 일하고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중앙일보 퓨처앤잡 페이지(http:www.joongang.co.kr/futurejob)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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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임미진·최현주·정선언·김도년·하선영 기자, 홍희진(미국 스탠퍼드대 1학년)·곽연정(연세대 국제대학원) 인턴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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