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시겔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 보다 노골적인 욕망 스릴러

중앙일보

입력 2017.08.28 10:08

업데이트 2017.08.28 10:31

'매혹당한 사람들'

'매혹당한 사람들'

[매거진M] 토머스 P 컬리넌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고두고 회자되는 범죄 스릴러의 ‘더티 해리’(1971)와 ‘알카트라즈 탈출’(1979)의 명콤비, 돈 시겔(1912~91) 감독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1971년에 ‘매혹당한 사람들’(원제 The Beguiled)을 선보인 바 있다. 마흔한 살의 이스트우드가 존 맥버니 상병으로 등장하고, 영미권의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제랄딘 페이지(1924~87)가 마사 판스워스 원장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1971년 돈 시겔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

'매혹당한 사람들'

'매혹당한 사람들'

이야기의 큰 맥락은 코폴라 감독의 영화와 같지만, 시겔 감독은 주인공들의 욕망과 극의 긴장을 한층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부상으로 정신을 잃어가는 존을 처음 본 마사 원장이 “이 전쟁이 길어지면 난 내가 여자라는 것도 잊게 될 거야”라고 내레이션을 하는 식으로, 인물들의 속마음을 직접 들려주는 것. 또한 마사 원장과 열일곱 살의 캐롤(조 앤 해리스) 등 여성들이 각자 존을 유혹하는 모습을 농도 짙게 묘사한다. 남부군 병사들이 존을 발견해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지는 장면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졸이기도 한다. 코폴라 감독의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 마사 원장 집안의 흑인 여성 노예(메이 머서)가 원작에서처럼, 마사 원장과 북부군인 존 사이에서 또 다른 긴장을 만드는 것도 눈에 띄는 차이다.

'매혹당한 사람들'

'매혹당한 사람들'

시겔 감독이 자신의 영화 중 최고로 꼽았던 작품이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이에 시겔 감독과 이스트우드는 배급사인 유니버셜 픽처스가 엉뚱하게도 이 영화를 ‘이스트우드의 액션영화’로 광고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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