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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지방소멸 막아라’ 총리 직속기구 … 독거노인집 쓰레기 치워주는 서비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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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구 5000만 지키자 

국민 4명 중 1명(26.7%·2015년).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노인 비율이다. 일본은 고령화 문제도 한국보다 10~20년 앞서 겪었다.

고령화 10년 먼저 겪은 일본은

고령화로 나타난 대표적 현상이 일명 ‘쓰레기집(고미야시키)’이다. 집 안의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하는 걸 말한다. 쓰레기집의 주인은 주변과 단절된 생활을 하는 독거노인이 상당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거동이 불편해 집 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 낸다.

이 때문에 쓰레기집은 ‘복지 사각지대’와 맞물려 10여 년 전부터 사회문제가 됐다. 그러자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 독거노인의 집을 찾아가 쓰레기를 버려 주는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현관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알아서 치워 주거나 정해진 수거일이 아니더라도 미리 버리도록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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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방지 차원에서 노인의 안부 확인을 해 주는 곳도 많다.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을 때는 쓰레기 수거직원이 집 안 상황을 확인하고 응답이 없으면 지자체 연락망을 활용해 보호자에게 알린다. 김성찬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초고령사회가 다가온 한국에서도 일본이 쓰레기집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복지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령화 때문에 지방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도 유사하다. 2014년 5월 공개된 ‘마스다 보고서’는 2040년까지 지자체(시·구·정·촌)의 절반인 896개가 사라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전 총무장관 주도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 정부는 가속화되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정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4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마을·사람·일자리 창생본부’라는 총리 직속기구를 신설해 직접 본부장을 맡았다. 이를 토대로 안정된 지방 일자리 창출, 청년 이주 장려 등을 내세운 ‘지방 창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농어촌에선 생활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주자립권역’을 장려하고 있다. 대도시로 가지 않아도 교육·의료·복지 등 각종 서비스를 누리자는 취지다. 중앙정부가 권역별로 1억 엔(약 10억원)을 지원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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