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려라 공부] 학종 선발 확 늘어난 수시모집 어떻게 … 1등급 증가 예상 영어도 변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올 수시모집 지원전략

2주 뒤인 다음달 11일부터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시작됩니다. 전국 4년제 대학 모집 정원 중 74%가 수시를 통해 선발되니 수험생들의 대입 여정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입니다. 올해는 수시모집 인원이 역대 최대인 데다 수능에서 영어영역의 절대평가가 시행되는 첫해이기도 합니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대폭 늘어났고 수능의 최저학력 기준이 강화되는 등 지난해와 다른 변수도 꽤 많습니다. 올해 수시전형에서 달라진 점과 지원전략을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내달 11일 2018학년도 접수 시작 #전국 대학 신입생 74% 수시로 뽑아 #상위권대 ‘학종 쏠림’ 심화될 듯 #“6월 모평 성적 기준 삼는 게 좋아”

지난달 11일 한 입시전문업체가 주최한 ‘2018학년도 수시 지원 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입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올해 수시모집 일정은 다음달 11일부터 15일까지다.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한 입시전문업체가 주최한 ‘2018학년도 수시 지원 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입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올해 수시모집 일정은 다음달 11일부터 15일까지다. [연합뉴스]

다음달 11일 현재 고교 3학년과 재수생 등 대상의 대학입시(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수시모집 선발 비중은 이번이 대입 사상 최고다. 전국 4년제 대학(197곳)의 전체 모집인원 34만9776명 중 74%(25만8920명)를 수시모집에서 뽑는다.

수시모집은 크게 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논술·특기자 전형으로 나뉜다.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올해 수시모집의 특징을 살펴 지원 전략을 세우고, 수시모집에서 허용되는 최다 6회의 지원 기회를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에 치밀하게 배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 수시모집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이른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인원이 대폭 늘었다. 둘째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영어 영역에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돼 영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대학마다 수시 합격자에게 요구하는 수능 영역별 등급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예년에 비해 쉽다. 셋째로 문과 수험생이 줄고 이과 수험생이 늘었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영어 절대평가로 수능 최저 통과 쉬울 듯

학종을 대폭 늘린 대학으로는 고려대가 대표적이다. 고려대는 내년 봄 신입생 중 61.6%(2357명)를 학종으로 뽑는다. 지난해(543명, 14.2%)의 4배 규모다. 동국대도 내년 봄 신입생 중 47.3%(1273명)를 학종으로 뽑는다. 지난해엔 이 비중이 21.2%(572명)였는데 2배가 넘는다.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종이 크게 늘자 “올해 수시에서는 ‘학종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곽영주 불암고 진로부장은 “올해 고3은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학종을 준비할 수 있었던 첫 학년”이라며 “상위권 대학 지원자 중 대다수가 학종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학종 선발 인원은 늘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학종에서 합격을 낙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내신성적에 자신 있는 수험생이라면 학종보다는 내신을 보다 비중 있게 보고 경쟁도 덜 치열한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권했다.

올해는 수능에서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된다. 국어·수학·탐구 등 상대평가로 등급을 매기는 영역은 원점수가 상위 4%에 들어야 1등급을 받는다. 그러나 절대평가인 영어는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6월 모평) 결과를 보면 영어에선 상위 8.1%가 1등급을, 상위 22.3%가 2등급을 받았다. 반면에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국어·수학 등에선 사전에 정해진 비율대로 상위 4%만 1등급, 11%만 2등급을 받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 영어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통과하기가 타 영역에 비해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첫해라 올해는 정시모집 합격선을 예상하기가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올해 수험생들은 정시모집보다 앞서 진행되는 수시모집에서 반드시 붙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예년에는 정시모집을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수시모집은 ‘보너스 기회’로 여기던 경향과는 온도차가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험생 중 상당수는 수시모집에서 ‘안정·적정’ 지원을 할 공산이 예년보다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꼭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김 소장 등 입시업체 전문가들과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번 수시모집에선 상향·소신 지원을 해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올해는 문·이과 간 응시생 비율이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평 응시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보다 문과 고3 수험생은 1만8000명 이상 줄어든 반면, 이과는 800명가량 늘었다. 이과 쏠림 현상으로 인해 문과 학생의 숫자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 소장은 “상위권 대학 인문·사회계열에 붙을 수 있는 내신성적 커트라인이 지난해에 비해 내려갈 수 있다. 올해 문과 수험생들은 대학이 제시하는 ‘합격 가능선’보다 다소 상향 지원하는 공격적인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응시생 숫자가 다소 늘어난 자연계열의 경우는 내신성적 합격선이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다소 오를 수 있어 안정·적정 지원하는 편이 낫다.

전문가 “정시모집 합격선 예상 쉽지 않아”

수시모집 지원 전략에선 6월 모평 성적을 기준으로 삼는 게 좋다는 것이 입시 상담 경험이 많은 이들의 공통적 설명이다.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수험생의 성적 변화를 보면 수능 성적이 6월 모평보다 높은 경우는 20%가 채 안 된다. 6월 모평 성적을 실제 자기 수능 성적이라 가정하고 수시모집 전략을 짜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곤 소장도 “수시모집은 고3 수험생이 처음 경험하는 본격적인 대학입시라 목표 대학을 아주 높게 잡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6월 모평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야만 현실적인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도

“6월 모평은 자신이 지원하기 적정한 수준의 대학을 선정하는 기준이자 유리한 수시전형을 고르는 기준도 된다”고 설명했다.

6월 모평 성적을 기준으로 합격이 충분히 가능한 대학은 ‘안정·적정’ 수준으로 보면 된다. 수시모집에선 수험생당 허용되는 최다 6회 기회 중 2개는 ‘안정·적정’ 수준의 대학·학과에 지원하고, 나머지 기회는 ‘상향·소신’ 지원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적정 수준보다 높은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곽영주 진학부장은 “자기 내신이 6월 모평 성적보다 높은 수험생은 학생부교과전형이 유리하고, 모평 성적이 내신보다 높은 수험생은 논술전형이나 학종을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수능 준비가 곧 수시 준비라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는 영어영역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되는 것을 고려해 일부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강화됐다. 수험생들은 지원할 대학의 학과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통과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