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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북관계 개선 위한 러시아 역할 기대” 러 “한반도 긴장 완화 위한 한국 노력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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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5일 모스크바에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을 만난 강경화 장관(왼쪽). [타스통신=연합뉴스]

25일 모스크바에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을 만난 강경화 장관(왼쪽). [타스통신=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하며 북핵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다음달 6~7일 러시아 방문에 앞서 한·러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들을 조율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았다.

양국 외교장관 모스크바 회담 #문 대통령 방러 앞서 의제 조율

외교부는 “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제재와 대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데 한·러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러 외교장관회담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두 시간에 걸쳐 회담과 오찬을 했다.

강 장관은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을 활용해 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연방 외교부 순회대사는 지난달 평양을 방문,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기도 했다.

강 장관은 “러시아가 비핵화를 위해 기울여온 다양한 노력을 평가한다”며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비롯한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조속히 호응하도록 건설적 역할을 부탁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 완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를 제재 회피의 통로로 활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밝혔다고 한다. 러시아 측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양측은 다음달 정상회담에서 주된 의제로 부상할 ▶양국 간 경제협력 기반 공고화 ▶극동 개발 협력 ▶미래 성장동력 확충 등도 비중 있게 논의했다. 외교가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중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러시아를 방문하는 의미를 러시아도 잘 알고 매우 반기는 분위기”라며 “북핵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에서 러시아를 우군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강 장관은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보좌관도 만나 북핵 문제를 위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뜻을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중시하고 있으며, 북핵불용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향후 양국 관계 발전의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최대한의 예우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주요 외화 수입원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러시아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24일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북한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엔코리안(NKOREAN)’ 여행사의 영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엔코리안은 그동안 2주일 남짓 걸리던 방북 비자 발급 기간을 3~5일로 단축하고, 신변 안전도 약속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24일 해관총서(관세청)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서 7월 북·중 교역액은 4억5600만 달러로 한 달 전인 6월의 4억8900만 달러보다 6.7% 감소했다. 반면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입수해 보도한 러시아 연방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의 올해 상반기 교역액은 약 6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00만 달러보다 72.9% 증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교역액이 중국에 비해 액수는 차이가 크지만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 러시아를 향해 문 대통령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지혜·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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