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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리포트] 불만 가득한 청춘들, 온라인 정치 세력화 … 트럼프 손잡은 배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악마의 거래
(Devil's Bargain)
조슈아 그린 지음
펭귄 프레스

미국

지난 18일 전격적으로 백악관 수석전략가에서 물러난 스티브 배넌은 정말 트럼프 대통령과 ‘동급’이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배넌을 그런 위치까지 오르도록 한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대선 때부터 배넌과 총 20시간의 단독 인터뷰, 트럼프와 1시간30분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블룸버그의 조슈아 그린 기자가 내린 결론은 ‘예스’. 그리고 의외로 ‘홍콩에서의 경험’이었다.

배넌은 2007년 홍콩에서 비디오게임 회사를 운영했다. 이 회사는 게임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주어지는 사이버 아이템을 오프라인에서 파는 비즈니스로 대박이 났다. 그런데 사달이 났다. 이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분노했다. 이들은 전용 게시판을 통해 집단행동에 나섰고 결국 배넌의 사업장은 파산하고 말았다.

배넌은 이 비즈니스의 파산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하나는 다른 일은 않고 정치·사회현실에 불만을 품은 채 온라인상 가상현실에 일생을 바치는 수백 만의 백인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 또 하나는 그들만 잘 움직인다면 강력한 정치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배넌은 이후 그들을 포퓰리즘 우익 정치의 세계, 이른바 대안 우파의 지지세력으로 만들었고, 이를 트럼프 캠프에 넘겼다. 그들이 트럼프 승리의 원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대통령이 되려는 트럼프와 자신의 이상(고립주의, 미국 우선주의)을 관철하려 했던 배넌 간에 이뤄진 말 그대로 ‘악마의 거래’였던 셈이다.

미국 베스트셀러 (8월 20~26일)

① 바쁜 사람을 위한 천체물리학(Astrophysics for people in a hurry), 닐 D. 타이슨 지음, 노튼=직설적이고 쉽게 쓰여진 우주입문서.

② 상원의 거인, 알 프란켄(Al Franken, Giant of the Senate), 알 프란켄 지음, 트웰브=미네소타주 민주당 상원의원의 자서전.

③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J.D.반스 지음, 하퍼콜린스=예일대 법대 졸업생인 저자가 어린 시절 추억을 토대로 백인 노동자들의 치열한 삶을 회고.

④ 불교는 왜 진실된가(Why Buddhism is True), 로버트 라이트 지음, 더블데이=불안과 분노, 탐욕, 우울증 등 끊임없는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해답을 불교의 명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내용.

⑤ 킬러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데이비드 그렌=1920년대 미국 오클라호마의 인디언 구역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FBI요원이 사건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

<뉴욕타임스 집계>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kim.hyun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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