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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 종사 여성 사생활 폭로한다"던 '강남패치' 운영자, 결국

중앙일보

입력

‘강남패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와 있는 사생활 폭로 사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강남패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와 있는 사생활 폭로 사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화류계 종사자 여성을 고발한다며 일반인 신상을 폭로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강남패치'를 운영한 2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조정래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모(26)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또 보석 결정을 취소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조 판사는 "정씨는 소문만으로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피해자들이 명예를 훼손하는 글과 사진을 게시해 비방 목적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며 "인터넷을 통해 사적 영역인 피해자들의 실명, 사진과 함께 개인 신상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면서 익명성에 기대 개인의 인격을 비하하고 악의적 공격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10만명이 넘는 팔로워들에게 신상이 공개되며 피해자들은 가정 및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씨가 진지하게 반성하기보다 자신의 태도를 합리화하고 있고,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용서도 구하지 않았다"며 "정씨의 범행이 집요하게 반복돼 죄질이 좋지 않고, 유사범죄와 모방범죄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폐해도 적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해 5~6월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만들어 30차례에 걸쳐 31명의 실명, 사진 등 신상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남패치'는 불특정 다수의 제보를 받아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신상과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정보를 폭로한 계정이다.

그는 서울 강남의 클럽에 드나들면서 연예인, 스포츠스타, 유명 블로그 운영자 등의 소문을 접한 뒤 사실 확인 없이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평소 자주 가던 강남 클럽에서 한 중견기업 회장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과 질투를 느껴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의 신고로 계정이 정지되자 비슷한 계정을 만들어 계속 운영했고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나를 고소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 판사는 정씨의 전체 게시글 30건 중 피해자로부터 처벌 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8건을 제외한 22건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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