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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류재언의 실전협상스쿨(4) 재취업 연봉 협상전략 10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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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찾고있는 구직자. 송봉근기자

일자리를 찾고있는 구직자. 송봉근기자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선 50대 A 씨. 여러 분야에 걸쳐 수십 년 쌓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경력이 재취업에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기업은 취업 희망자의 경력을 잘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가능한 같은 경력자를 저렴하게 활용하고 싶은 속내다.

회사는 첫 연봉 최소한으로 깎고 협상 시작 #사인 직전 히든 카드 내미는 '니블링 전략' 주의

길어진 실직 기간을 고려하면 어떤 조건이든 일을 시작해야만 하는 A 씨. 연봉을 적게 받더라도 일부터 시작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시작한 일자리가 만족스러울 리 만무하다. 기업이 늘 경력직에 하는 말이 있다. “잘만하면 연봉을 올려줄 수 있다.” 그러나 과연 현실이 그런가? 올려준다 해도 처음 계약했던 연봉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

지피지기 백전백승. 기업이 어떻게 경력직에 대한 연봉협상에 임하는지 알아보자.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당신의 연봉협상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1. 정보 선점 전략

협상의 준비는 정보 수집부터 시작된다. 기업은 이력서를 통해 손쉽게 경력직 지원자의 각종 정보를 확보한다. 특히 기존 직장에서 받았던 연봉 수준과 희망연봉을 이력서에 쓰도록 함으로써 연봉협상의 기준점을 마련한다. 경력직 지원자는 연봉협상에 앞서 정보의 비대칭 상황을 극복하여야 한다. 최근에는 잡플래닛 등 기업정보공개 사이트를 통해 연봉 수준·복지 수준 등의 자세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잡플래닛에서 기업 정보를 알 수 있다. [사진 잡플래닛 캡쳐]

잡플래닛에서 기업 정보를 알 수 있다. [사진 잡플래닛 캡쳐]

2. 에임하이(Aim-High) 전략과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첫 제안은 공격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추후 협상을 통해 일련의 조정과정을 겪게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첫 제안을 공격적으로 하여 기준점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설정해 (연봉 수준은 낮게) 제시하는 협상기술을 에임하이(Aim-High) 전략이라 하고, 기준점을 선점하는 효과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라 한다.

3. 첫 제안의 법칙

기업이 제시하는 첫 제안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무조건 ‘예스’를 외치지 말라. 기업의 첫 제안은 에임하이 전략(가능한 낮은 연봉)일 가능성이 크다. 설사 첫 제안이 마음에 들어 무조건 예스를 외쳤다 치자. 그렇다 해도 인사 담당자는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조금 더 낮게 불러도 되었을텐데, 아쉽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 Fre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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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숨은 이해관계인을 활용한 전략

기업은 협상 당사자를 잘 아는 제 3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의 채용담당자는 과거에 당신과 함께 일한 사람들로부터 당신의 레퍼런스를 체크해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지 모른다. 채용담당자가 접촉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 3자가 있다면, 미리 손을 써서 레퍼런스 체크에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5. 업계 평균 기준점을 활용하는 전략

‘업계 평균 연봉에 비교했을 때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등의 기준을 제시하며 설득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계를 기반으로 제시하는 기준점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지원기업의 연봉만 따지면 업계 평균이지만, 다른 복지 조건들이 상대적으로 형편없는 수준이라면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연봉협상 시 기본적으로 업계 평균 연봉, 성과급 및 복지, 처우 수준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사진 Stocksnap.io]

[사진 Stocksnap.io]

6. 결정적 순간에 결정권 없다고 말하는 전략

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목표한 연봉을 제시하는 순간, 기업 채용담당자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이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죄송하지만 기업 내부 연봉규정 상 받아들이기 곤란한 제안입니다’, ‘죄송하지만 제안하신 사항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등의 멘트다. 채용담당자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7. BATNA 활용해 압박하는 전략

협상력은 결국 BATNA(협상 결렬 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이 경력직 채용 최종면접 시에도 3 대 1 수준의 경쟁률을 유지하는 이유는 ‘당신 아니어도 우리에게는 얼마든지 좋은 선택지가 있다’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 연봉 협상 시 협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실한 BATNA를 확보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직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도 ‘나는 굳이 이직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8. 시간압박전략

“죄송하지만 현재 기업 내부 사정 상 많은 시간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시간으로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상대가 추가적인 BATNA를 검토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것은 노련한 협상가가 활용하는 전형적인 협상법이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9. 배수진 치고 양자택일 강요하는 전략

“이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더 이상은 불가능합니다. 저희 제안을 받아 들이든지, 아니면 다른 회사를 알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고 난 뒤, 결정권을 상대에게 떠넘겨버린다. 실제 협상테블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상대를 압박할 때 종종 활용되는 ‘양자택일(Take-it-or-leave-it offers)’ 전략이다.

10. 협상안 타결 직전, 니블링 전략(Nibbling Tactic)

협상을 통해 최종안이 만들어졌다. 이제 사인만 하면 된다. 이때 채용담당자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큰 쟁점은 아니지만 상대는 충분히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요구사항이다.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분위기상 '노'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지만, 얼떨결에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협상의 고수들이 즐겨 사용하는 '니블링 전략(Nibbling Tactic)'에 말려든 것이다. 협상 체결 직전까지 절대로 집중력을 잃으면 안된다. 중요한 거래 내용은 계약 체결 직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류재언 글로벌협상연구소(변호사) yoolbonlaw@gmail.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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