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내셔널] 아슬아슬 하늘 위를 걷는 듯 … 전국에 스카이워크 설치 바람

중앙일보

입력 2017.08.23 01:18

업데이트 2017.08.23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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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방문객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강원도 춘천의 소양강 스카이워크. [박진호 기자]

방문객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강원도 춘천의 소양강 스카이워크. [박진호 기자]

“할머니·할아버지 손 놓으면 안 돼. 무서워요. 어~어~ 다리도 흔들려요.”

방문객 몰리면서 지역경제 활력소
소양강 유리다리 1년간 98만명 찾아
단양·창원·파주도 관광 명소 부상

일부 여행객 “연계관광 부족 아쉬움”
“혈세 낭비” “눈요기로 전락” 지적도

지난 18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소양강 스카이워크’. 노년 부부가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스카이워크 다리를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었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 구간이 나오자 아이가 갑자기 멈추더니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유리 바닥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한쪽에서는 다섯 명의 아이가 투명 유리 바닥에 앉아 신기한 눈으로 강 아래를 보고 있었다. 박신영(35·여·인천) 씨는 “엄마들 여러 명이 아이를 데리고 왔다”며 “투명한 다리를 걷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국에 스카이워크 설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 명소를 그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어서다. 일부 스카이워크엔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76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소양강 스카이워크가 대표적이다. 개장 1년여 만에 입장객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7월 개장 이후 17일 현재 누적 입장객 98만407명이다. 최근엔 평일 평균 3000명, 주말 5000∼6000명이 온다. 이 가운데 90%가량이 외지인이다.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전체 174m 다리 구간 중 156m가 투명 유리 구간이다. 국내에서 가장 긴 스카이워크 시설이다. 수면에서 7.5m 높이에 설치돼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만학천봉(해발 310m) 정상에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올라서면 발 아래 펼쳐진 남한강 물줄기와 소백산·금수산 지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진 단양군]

충북 단양군 적성면 만학천봉(해발 310m) 정상에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올라서면 발 아래 펼쳐진 남한강 물줄기와 소백산·금수산 지류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진 단양군]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만학천봉(해발 310m)정상에도 남한강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만천하 스카이워크’가 있다.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삼지창 모양으로 전망대 맞은편 남한강을 향해 있다. 이 중 가장 긴 것이 10m 정도고, 나머지 2개는 5m 정도다. 수면 120m 높이에 있는 스카이워크에선 투명 유리 아래로 남한강 물줄기와 기암절벽이 훤히 보인다. 지난달 14일 개방한 스카이워크에는 현재까지 7만500여명이 다녀갔다. 지영민 단양군 시설관리팀장은 “3㎝ 두께의 고강도 삼중 유리는 1㎡ 당 300㎏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격자구조로 힘을 분산시켜 안전하다”고 말했다.

노후한 다리를 보수해 스카이워크로 만든 곳도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가 대표적이다.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등장하는 다리와 색깔과 모양이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저도라는 섬과 육지(구복마을)를 연결하고 있는 이 다리는 길이 170m에 폭이 3m다. 창원시는 30년 전에 만들어진 이 다리 바닥 부분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대신 길이 80m, 폭 1.2m짜리 투명 강화유리를 깔았다. 지난 3월 개장해 22일 현재까지 다녀간 관광객만 50만명이 넘는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앞으로 구산 해양관광 단지, 진해 웅동 레저단지, 마산 해양 신도시와 함께 해양 관광을 이끄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교각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한 자치단체도 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임진각 독개다리 스카이워크’다. 독개다리는 6·25전쟁 때 폭파돼 교각만 남은 경의선 철교다. 도는 교각 5개에 길이 105m, 폭 5m 규모의 스카이워크를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말 설치 후 현재까지 14만명이 찾았다.

일각에선 잠시 둘러보고 가는 스카이워크 시설에 많게는 백억원대의 예산을 투입하는 건 예산 낭비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다른 사업이 주류를 이루면서 부수적인 시설로 스카이워크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스카이워크가 중심이 되면 관광객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며 “관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독창성이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낭비적인 시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카이워크가 곳곳에 생기면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연계 관광상품이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승구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전국 곳곳에 생기는 스카이워크 시설을 보면 다른 관광상품과 연계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서 스카이워크가 생기면 관광지로서 매력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경제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춘천·파주·창원·단양= 박진호·전익진·위성욱·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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