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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나를 위해 움직이는 장난감 내 손으로 만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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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토마타 만들기에 도전해봅시다. 학생기자들이 앞서 본 전시에서도 작품을 선 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승일 오토마타 작가에게 그 비법을 전수받았습니다. 작품의 제목은 '하늘을 나는 호랑이'. 전 작가가 우리나라의 옛 인형인 '꼭두'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작품입니다. 재료는 종이·철사·가위 등 간단합니다. 잘 읽고 나만의 움직이는 장난감을 만들어보는 특별한 재미에 여러분도 빠져보세요.
글=이연경 기자 lee.yeongy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 작가(오픈 스튜디오)
동행 취재=배지은(경기 해솔초 5)·이지원(서울 서래초 4)학생기자
참고 도서=『오토마타 공작실』,『오토마타 이야기』

전승일 작가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작업실에서 소중 학생기자들과 만났다. 오토마타가 낯선 학생기자들에게 오토마타의 뜻과 기원부터 설명했다.

전승일 작가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작업실에서 소중 학생기자들과 만났다. 오토마타가 낯선 학생기자들에게 오토마타의 뜻과 기원부터 설명했다.

'하늘을 나는 호랑이' 오토마타 만들기

재료: 골판지(포장 박스 종이)·마스킹 테이프·가위·칼·롱노우즈 펜치·풀·빨대·철사·자·송곳 혹은 드릴

① 도면 색칠 후 골판지에 오려 붙이기

① 도면 색칠 후 골판지에 오려 붙이기

① 도면 색칠 후 골판지에 오려 붙이기

① 도면 색칠 후 골판지에 오려 붙이기

① 도면 색칠 후 골판지에 오려 붙이기

도면 꾸미기에 앞서, 전 작가는 두 학생기자에게 자신의 블로그(www.iloveautomata.com)부터 보여줬습니다. 두 학생기자 또래의 친구들이 만든 작품 사진이 가득했죠. 전 작가는 "사진들을 살펴보면 머리에 뿔이 난 호랑이도 있고, 신발을 신고 달리고 있는 호랑이도 있어요. 도면 속 소녀의 옷 위에 새롭게 만든 종이 옷을 풀로 붙여 입힌 작품도 있죠. 이처럼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보세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도면 꾸미기를 마쳤다면 도면의 그림을 가위로 오릴 차례입니다. 형태를 따라 여백을 큼직하게 남겨놓고 오린 후, 다시 한번 가위를 가지고 테두리를 따라 그림을 오려냅니다. 이때는 1~2mm 정도 여백을 남겨두는 게 좋아요. 다음엔 풀을 이용해 자른 그림을 골판지 위에 붙입니다. 이후엔 다시 한번 붙여진 그림의 테두리를 따라 골판지를 오립니다.

② 연결 철사 만들기

② 연결 철사 만들기

② 연결 철사 만들기

두 개로 분리된 호랑이의 몸통을 연결할 철사를 만듭니다. 우선 펜치를 이용해 15㎝ 정도 길이로 철사를 잘라주세요. 그런 다음 손가락으로 눌러 철사를 꼿꼿하게 펴줍니다. 다음 자른 철사의 끝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을 펜치로 눌러 기역(ㄱ)자로 구부려요. 이번엔 소녀가 타고 있는 호랑이의 등과 호랑이의 두 몸통을 연결할 철사를 만듭니다. 펜치를 이용해 4㎝ 정도 길이로 철사를 자릅니다. 이 철사를 두 개 만들면 돼요.

③ 연결 철사가 들어갈 구멍 뚫기

③ 연결 철사가 들어갈 구멍 뚫기

③ 연결 철사가 들어갈 구멍 뚫기

이번엔 ①에서 만든 그림 위에 철사가 들어갈 구멍을 뚫을 차례입니다. 그림을 잘 살펴보면 동그랗게 표시가 돼 있습니다. 이곳을 송곳이나 전동 드릴 등을 이용해 뚫어줍니다. 이때 책상이나 바닥에 구멍이 생길 수 있으니 구멍을 뚫을 땐 두꺼운 목재 등의 받침을 사용하면 좋겠죠.

④ 그림에 철사를 끼워 조립하기

④ 그림에 철사 끼워 조립하기

④ 그림에 철사 끼워 조립하기

④ 그림에 철사 끼워 조립하기

④ 그림에 철사 끼워 조립하기

②에서 만든 철사들을 끼워 그림을 조립하는 단계입니다. ③에서 뚫은 구멍들이 서로 일치하도록 우선 두 개의 호랑이 몸통을 손으로 연결합니다. 그런 다음 15㎝ 철사의 구부린 부분이 연결된 그림의 뒤로 가도록 철사를 끼워요. 이후엔 뾰족하게 튀어나온 그림 뒤편의 철사를 손으로 접어 밑을 향하게 합니다. 다음엔 호랑이 등과 호랑이의 몸통들을 연결해요. 마찬가지로 구멍들끼리 서로 일치하도록 그림들을 연결한 다음, 4㎝ 철사를 구멍에 끼워요. 이때 그림을 중심으로 앞뒤로 튀어나온 철사의 길이가 같도록 잘 맞춰주세요. 다음엔 튀어나온 철사들을 손으로 접어 밑을 향하게 합니다.

⑤ 마무리하기

⑤ 마무리하기

⑤ 마무리하기

⑤ 마무리하기

⑤ 마무리하기

그림 막대 뒤로 길게 내려와 있는 철사에 빨대를 끼웁니다. 그냥 두면 빨대가 위아래로 움직이니까 마스킹 테이프로 고정해야 해요. 손으로 적당한 길이의 테이프를 찢어 빨대 위에 2~3군데 붙입니다. 마지막으로 막대 아래로 튀어 나와 있는 철사를 동그랗게 말아 손잡이처럼 만들어주면 완성입니다.

⑤ 마무리하기

⑤ 마무리하기

완성된 오토마타의 손잡이를 움직여볼까요? 손잡이를 아래로 당기자 호랑이의 다리가 위로 올라가고, 위로 밀자 이번엔 다리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연속해서 손잡이를 움직이니 마치 호랑이가 힘차게 달리는 것처럼 보였죠. 전 작가는 이 작품에 "시소의 원리가 쓰였다"고 말했어요. "막대의 양끝에 번갈아 힘을 가하면 막대가 시소처럼 오르락 내리락 움직이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 오토마타입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만든 기계 장치에는 문 손잡이가 있죠." 또한 그는 "철사에 끼운 빨대는 기계 장치에 자주 쓰이는 부품인 '베어링'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어요. 베어링은 회전 혹은 직선 운동을 하는 축을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하죠.

이 장난감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전 작가의 경우 지금껏 오토마타들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려왔습니다. 꼭두 오토마타들로는 '예산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란 제목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죠. 인형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밴드 'mot'의 'cold blood')를 제작하기도 했어요. 영상들과 그의 다른 작품들은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오토마타의 매력은 뭘까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습과 움직임이 오토마타의 매력이라고 전 작가는 말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어요. 하지만 정지된 그림보단 '움직이는 그림'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러다 직접 만든 오토마타 인형이 주인공인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됐어요. 정말 오랜만에 나를 위한,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어본 시간이었는데 그 느낌이 참 좋았어요."

▶학생기자 후기
이지원

이지원(서울 서래초 4) 학생기자

이지원(서울 서래초 4) 학생기자

"오토마타는 정말 특별한 인형이에요. 기계 장치와 함께 몸을 움직이는데다 어떻게 만들고 꾸미느냐에 따라 모양도 제각각 달라지니까요. 장영실 선생님이 만든 '자격루'가 우리나라의 오토마타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됐어요."

배지은

배지은(경기도 해솔초 5) 학생기자

배지은(경기도 해솔초 5) 학생기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토마타 작가님을 만나본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빨대·철사·종이 등 일상적인 재료들로 오토마타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뜻 깊었죠. 앞으로 좀 더 개성 넘치는 오토마타 만들기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오토마타의 역사 '언제부터 오토마타를 만들게 됐을까'

오토마타의 역사는 인류가 탄생시킨 오랜 기계 문명의 역사와 함께 흘러왔습니다. 지구 상에서 과학 문명이 가장 먼저 발달한 지역은 고대 그리스인데요. 기계·천문·의학·수학 등 과학의 여러 분야가 이곳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당시 이 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던 과학자 중에 크테시비우스란 사람이 있었어요. 그가 만든 '클렙시드라(clepsydra)'란 기계가 최초의 오토마타로 여겨집니다. 클렙시드라는 톱니바퀴와 펌프 장치 등으로 작동하는 자동 물시계인데, 이 장치에 부착된 인형이 물의 수위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시간을 가리켰다고 해요.

중세에 들어서 오토마타는 그 모습이 더욱 정교해집니다. 크랭크, 탈진기 등 다양한 기계 장치의 발명에 힘입은 것이죠. 여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 중 한 명이 아랍의 궁정 공학자 알 자자리인데, 그의 대표작은 '코끼리 물시계'입니다. 물그릇에 물이 차면 시계 꼭대기에 있던 구슬이 아래로 굴러가며 새·뱀·사람 모양의 인형들을 작동시켜요. 기발하죠? 13세기 유럽의 과학자들은 사람이 물을 계속 공급해줘야 하는 기존 물시계의 한계를 극복한 최초의 기계식 시계를 발명하기도 했어요. 여기엔 추와 추의 움직임을 규칙적으로 조정하는 탈진기가 사용됐는데, 이 부품들은 물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시계를 돌아가게 한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사람을 닮은 오토마타 인형들이 많이 제작됩니다. 피에르 자케 드로의 '글씨 쓰는 오토마타'와 앙리 마이야드레의 '소년 오토마타' 등이 그 예죠. 눈썹을 깜빡거리고, 연필에서 나온 흑연가루를 입으로 부는 등 움직임이 진짜 사람처럼 섬세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해부학을 공부한 프랑스인 자크 드 보캉송은 '플루트 연주자'란 오토마타를 만들었죠. 이 인형은 정교하게 제작된 인공 호흡기와 입술로 진짜 호흡도 하고, 플루트도 붑니다.

18세기에는 시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시계의 작동 원리와 유사한 오토마타 역시 최고의 경지에 이릅니다. 보캉송의 '기계 장치 오리', 헝가리 발명가 볼프강 폰 켐펠렌의 '체스 자동 인형', 스위스의 시계 장인 자크 드로즈가 만든 '자동 인형' 등이 대표작이죠. 매우 다양하고 정교한 작품들이 많이 탄생한 이 시기는 오늘날 오토마타가 독자적인 예술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습니다.

아, 깜빡할 뻔했네요. 우리나라에도 역사적인 오토마타 작품이 있어요. 바로 조선 세종 때 과학자인 장영실이 1434년 만든 물시계, '자격루'죠. 자격루는 기계 장치와 연결된 십이지상 나무 인형이 북과 징을 쳐서 시간을 알리도록 한 발명품입니다. 아쉽게도 실물은 현존하지 않습니다. 대신 국립고궁박물관에 복원품이 전시돼 있으니, 궁금한 친구들은 꼭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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