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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지키는 ‘락앤락’ … 손승락이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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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봄에만 반짝한다고 해서 ‘봄데(봄+롯데)’로 불렸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올해는 ‘여름데(여름+롯데)’로 불러야 할 것 같다. 후반기(7월 17일 이후) 롯데 성적은 18승1무10패(승률 0.643·20일 기준)로 두산(0.759)에 이어 두 번째로 승률이 높다. 후반기에만 13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35·사진)이 롯데의 뒷문을 단단히 지킨 덕분이다.

150㎞ 속구, 140㎞대 커터 맹위 #작년 부진 씻고 28세이브로 선두 #롯데 후반기 승률 2위에 한몫 #“3년 내 우승 꼭 해보고 싶다”

손승락은 지난 15~16일 부산 두산전에서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28세이브(1승3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 중인 그는 구원 부문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16일 부산에서 만난 손승락은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든 승리를 지키는 것이 내 임무”라고 밝혔다.

롯데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4년 내내 중위권 싸움을 벌이다 막판에 무너졌다. 롯데 구단은 거듭된 실패의 원인을 불안한 불펜에서 찾았고, 2015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손승락을 4년 총액 60억원에 영입했다.

넥센에서 세 차례(2010·13·14년)나 구원왕을 차지했던 손승락은 지난해 7승3패·20세이브·평균자책점 4.26에 그쳤다. 올 시즌 초반에도 불안했지만 5월부터 구위가 살아났다. 그는 “마무리 투수는 패배와 비난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거침없이 던져야 하고, 나쁜 기억을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손승락은 어깨 통증, 손 저림 등의 부상에 시달렸다. 그러나 팀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 나갔다. 그는 “체계적인 훈련을 해서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없다. 선발투수로도 많은 이닝을 던져봤기 때문에 큰 부상 없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140㎞대의 컷패스트볼(커터)을 던진다. MLB 최다 세이브(652세이브)를 기록한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은퇴)가 던지는 영상을 보고 커터를 연구했다. 손승락은 “2013년 이후 3년 동안 기복이 있었다. 투구폼을 바꿔보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다”며 “이제 내 것이 완성된 느낌이다. 지난 3년의 시행착오가 있었던 덕분”이라고 했다.

손승락은 지난해까지 직구 60%, 커터 40% 정도의 공배합을 했다. 직구 스피드가 떨어지자 올해는 커터의 비중을 60%로 늘렸다. 그는 “옆으로 휘고, 밑으로 떨어지는 두 종류의 커터를 던질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커터의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며 “커터가 좋아지자 직구의 효율성도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다”고 밝혔다.

손승락은 KBO리그 통산 세이브 226개로 역대 4위에 올라있다. 3위 김용수(전 LG·은퇴)의 227세이브 기록은 올해 안에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승락은 “마무리 투수의 기록은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다. 팀이 이기고 있고, 세이브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계약 기간(2019년까지)이 끝나기 전에 롯데에서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조건 우리가 5강은 간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선수들만 잘해서는 5강에 갈 수 없다. 선수·프런트·팬이 하나가 돼야 한다. 팬 여러분들이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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