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강한 군대를 만들라는 국방개혁은 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합동참모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ㆍ취임식 축사에서 “싸워서 이기는 군대, 지휘관과 사병까지 애국심과 사기가 충만한 군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가 국방개혁의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 창군 이후 처음으로 합참의장 이취임식 참석 #"강한 군대 만드는 국방개혁은 지체할 수 없는 국민 명령" #"육군 병장 출신의 군통수권자…시공간 뛰어넘어 전우"
1948년 건군 이래 현직 대통령이 합참의장 이ㆍ취임식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전력과 자주국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을 다하겠다”며 “3축 체계를 조기 구축하고 전시작전권 환수를 준비하는 군의 노력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킬체인(Kill-Chainㆍ공격형방위시스템)과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자주국방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전작권 임기 내 환수’를 공약했지만, 당선 뒤에는 ‘조속한 환수’로 전환 시기를 조정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이 하나가 되어 정부의 국정 목표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고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군을 만드는데 진력해 달라”며 “나와 장병 여러분이 혼연일체가 되어 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우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육군 병장 출신의 국군통수권자’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조국의 안보와 평화를 수호하는 전선에서 여러분과 나는 시ㆍ공간을 뛰어넘어 전우”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전사령부 예하 제1공수 특전여단 제3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주특기는 ‘폭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 앞서 “지난 18일 자주포 사격 훈련 중 사고로 희생된 장병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게 합당한 예우와 보상, 부상 장병들의 치료와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경두 신임 합참의장은 “적이 도발한다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며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무한한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부여된 임무를 책임감 있게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양호 전 의장에 이어 23년 만에 두번째로 취임한 공군 출신 의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전역하는 이순진 전 의장에게는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한 공로로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 왕복 항공권도 선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의 딸이 캐나다에 살고 있다”며 “나라를 지키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 부분을 다 갚으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42년간 45번 이사를 하고 동생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이 조국을 지키는 군인의 숙명’이라고 한 이 전 의장의 말을 듣고 선물을 결정했고, 이날 이례적인 이ㆍ취임식 참석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