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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첫날, 계란 빠진 오므라이스 먹은 학생들 … 급식서 계란 반찬 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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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국 대부분 시·도 교육청은 16일 당분간 학교 급식에 계란을 쓰지 않도록 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점심 급식을 먹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전국 대부분 시·도 교육청은 16일 당분간 학교 급식에 계란을 쓰지 않도록 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점심 급식을 먹고 있다. [김경록 기자]

16일 오후 1시15분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 남수원중학교 급식실. 개학 첫날인 이날 학생들의 점심 급식으로 ‘계란 부침’ 없는 오므라이스가 제공됐다. ‘살충제 계란 파동’ 때문이다. 이 학교는 이날 오전 8시쯤 급식 자재 공급업체로부터 계란 부침 37㎏(1050명분)을 납품받았지만, 전량 반품 처리했다. 김선희(46·여) 영양교사는 “아직 계란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부침가루에 계란 안 넣은 튀김도 #교육청 “안전성 확인된 것만 사용” #군 당국도 부대 급식서 계란 제외

인천시 도화동 인화여고는 이날 당초 넣기로 한 난백(계란 흰자)을 넣지 않은 반죽으로 돼지고기를 튀겼다. 갑작스러운 파동에 수제 돈가스를 대체할 식재료를 준비하지 못해 나온 묘안이었다. 인근 인천전자마이스터고는 다음 주 식단을 짜면서 계란을 모두 뺐다. 혹시 몰라 ‘메추리알 장조림’도 제외했다.

전국을 덮친 살충제 계란 파동이 학교급식에 끼친 영향이다. 교육 당국은 계란 사용 중지에 나섰다. 안전성이 확인된 계란만 급식에 사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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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은 16일 “일선 학교에 우선 안전성이 확보된 계란만 학교 급식 식재료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공문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수조사가 완료되는 17일 이전까지 계란을 사용하는 식단은 계란이 포함되지 않은 식단으로 변경해 급식하라고 당부했다. 17일 이후는 검사 결과 ‘적합’ 증명서 여부 확인 등 검수 절차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전국 대부분 시·도 교육청도 비슷한 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남도교육청은 한 발 나아가 계란을 원료로 사용하는 빵류와 같은 식품까지 급식 사용을 금지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안전성이 확인된 계란만 급식에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의 이런 조치에도 본격적인 개학 시기를 앞둔 시점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져 나오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울산 모 고교 1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47)씨는 “먹을거리 문제가 나오면 항상 아이들 급식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함께 각급 학교 급식소와 전국 식재료 공급업체 등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군 당국도 장병들 급식에 계란을 제외시켰다. 국방부는 군에 납품돼 보관 중인 계란을 확인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에서 출하된 계란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계란을 장병들에게 급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수원·창원=김민욱·위성욱 기자, 이철재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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