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조롱한 미 극우사이트, 온라인서 퇴치되나

중앙일보

입력 2017.08.15 09:45

업데이트 2017.08.15 10:47

‘세상 최대 집단학살 공화당 웹사이트’라고 자칭하는 신(新)나치 사이트가 도메인 등록 취소로 곧 폐쇄될 전망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로 촉발된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폭력사태에 따른 조치다.

美 최악의 혐오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
도메인 등록 줄줄이 취소돼 폐쇄 직면
샬러츠빌 폭력 사태에 따른 후속 조치

"인터넷 기업, 테러 집단에 집중하느라
극우주의자 온라인 세 확산에 무관심"

트럼프 "백인우월주의 등 인종주의는 악"
애매한 태도 에비판 거세지자 입장 선회

14일 미 언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인터넷 도메인 등록업체 ‘고대디(GoDaddy)’는 신나치 웹사이트 ‘데일리 스토머(Daily Stormer)’의 도메인 등록 취소를 결정했다. ‘고대디’ 측은 “이 사이트는 우리의 서비스 조건을 어겼기 때문에 24시간 내에 다른 업체로 도메인을 옮기라고 고지했다”고 밝혔다.

I1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시위 중인 백인우월주의자들. [AP=연합뉴스]

I1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시위 중인 백인우월주의자들. [AP=연합뉴스]

이는 ‘데일리 스토머’ 창업자인 앤드루 앵글린이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차량에 치여 숨진 헤더 헤이어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앵글린은 피해자인 헤이어에 대해 “사회를 좀먹었다”고 표현하는가 하면, 외모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헤이어의 사망은 ‘운전 중 폭행 사건’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도 왜곡했다.
이에 ‘데일리 스토머’의 도메인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결국 ‘고대디’는 “(데일리 스토머는) 정도를 벗어났다”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잠시 먹통이 됐던 이 사이트는 구글에 도메인을 재등록해 운영을 재개했지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성명을 통해 “이 사이트는 우리의 서비스 조건을 위배한다. 등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샬러츠빌 사태 이전에도 ‘고대디’가 ‘데일리 스토머’의 같은 극우 웹사이트의 도메인 등록을 받아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거대 기업이 극우주의자들의 혐오 발언대를 마련해 준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고대디’ 측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를 들어 도메인 등록을 유지해줬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페이스북·트위터·구글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등 테러 그룹 대응에 집중하는 사이 증오 집단들이 온라인에서 번성했다”며 “인터넷은 극우주의자를 규합하고 양산하는 토양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데일리 스토머’는 비영리 인권법률단체인 ‘남부빈곤법센터(The Southern Poverty Law Center)’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증오 웹사이트로, 유대인·무슬림·유색인종·여성에 대한 혐오와 증오 콘텐트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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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샬러츠빌 사태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뉴저지주에 있는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여름휴가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으로 복귀해 기자회견을 열고  “인종주의는 악이며, 자신의 이름으로 폭력을 야기하는 이들은 우리 미국인이 소중히 여기는 것과 양립할 수 없는 쿠 클럭스 클랜(KKK·백인우월주의 단체), 신나치, 백인우월주의, 다른 증오단체 등 혐오 단체를 포함해 범죄자이며 폭력배들”이라고 비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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