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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에코 파일] 녹색당 Green Party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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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Green Party

환경보호와 풀뿌리 민주주의 강조하는 정당 #원전에 반대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추구 #1970년대부터 태동, 독일에선 80년에 창당 #한국 등 세계 90여개 국에 녹색 정당이 존재 #국내에선 아직 국회, 지방의회 진출 못해 #4·13총선 때 정당득표율 0.76%에 그쳐

녹색당의 심벌 해바라기 [중앙포토]

녹색당의 심벌 해바라기 [중앙포토]

환경보호와 풀뿌리 민주주의, 사회정의 등과 같은 녹색 정치이념의 실천을 강조하는 정당을 말한다.
녹색당은 전통적으로 원자력발전에 반대하고 탈핵을 주장한다. 또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주창한다.
또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호한다. 녹색당 소속 정치가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은 각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무분별한 개발 행위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녹색 도시 조성, 야생 동물의 보호 등에도 관심이 높다.

독일 녹색당의 로고

독일 녹색당의 로고

1970년대 초 호주·뉴질랜드·스위스 등지에서 녹색 정치이념을 내세운 정당이 등장했으나, 전국 정당으로서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독일의 녹색당이다.

독일에서는 70년 후반 원전 반대투쟁을 주도한 ‘환경보호시민연합’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 정당을 필요하다는 논의를 시작했다. 이 시민연합은 1979년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당의 모습을 갖춰나갔고, 1980년 1월 녹색당으로 재탄생했다.

독일 녹색당 소속으로 연립정부의 외무부장관을 지낸 요슈카 피셔 [중앙포토]

독일 녹색당 소속으로 연립정부의 외무부장관을 지낸 요슈카 피셔 [중앙포토]

독일 녹색당은 주(州) 의회선거에서 하나둘 의석을 늘려나가다가 1984년 총선에서 5.6%의 지지율을 얻으며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또 1994년 총선에서는 7.3%의 지지로 49석의 연방의회 의석을 얻었다.
이에 따라 1998~2005년 사회민주당과의 연립정부, 즉 적녹연대(赤綠連帶, Red-Green alliance)를 이뤄 연방정부에 참여하기도 했다. 적록연대는 붉은색(좌파정당)과 녹색(녹색당)의 연합을 의미한다.

독일 녹색당의 잔다르크로 불리던 페트라 켈리 [중앙포토]

독일 녹색당의 잔다르크로 불리던 페트라 켈리 [중앙포토]

오늘날에는 독일 외에도 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에서도 녹색 정당이 활동하고 있다.

유럽 외에도 호주·뉴질랜드·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전 세계 90개 가까운 나라에 녹색정당이 존재한다.
아시아에서는 대만·필리핀·몽골에서도 녹색당이 활동하고 있고,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경험한 일본에서도 2012년 녹색당이 처음 창당됐다.

한국 녹색당이 선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만든 포스터 [중앙포토]

한국 녹색당이 선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만든 포스터 [중앙포토]

한국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여러 차례 녹색당이란 이름으로 당이 만들어졌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2012년 3월 창당한 녹색당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생태적 지혜에 바탕을 둔 전환의 비전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에너지 전환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자연이 주는 에너지로 느림과 여백의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탈성장을 바탕으로 탈핵을 이루고, 핵에너지를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바꾸는 생태적 지혜를 꽃피울 것입니다. 생태복원력을 넘어서는 생명착취 산업과 환경오염을 막을 것입니다. 환경파괴로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을 보존하고 보호할 것입니다. -녹색당 강령 중에서

녹색당의 정책 발표 기자회견 [중앙포토]

녹색당의 정책 발표 기자회견 [중앙포토]

하지만 곧바로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당선시키지 못했다.

의석을 얻지 못하고, 정당득표도 0.48%에 그쳐 2012년 4월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당시 정당법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하고, 정당득표도 2%미만에 머물면 정당 등록을 취소하도록 했고, 등록이 취소된 당명을 4년 동안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기 때문이다.

녹색당은 2012년 10월 ‘녹색당 더하기(녹색당+)’라는 당명으로 재창당, 등록한 뒤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면서 녹색당 더하기 측은 “득표율이 낮다고 해서 정당을 사실상 해산하고 명칭도 사용하게 하지 못하는 정당법 조항은 지구상의 다른 국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월 28일 등록이 취소된 정당의 명칭을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까지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정당법 조항에 대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총선에서 득표율 2% 미만일 때 정당등록을 취소하도록 한 정당법 조항도 정당설립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정당법 위헌 결정을 환영하는 녹색당원들 [중앙포토]

정당법 위헌 결정을 환영하는 녹색당원들 [중앙포토]

이에 따라 녹색당은 2014년 6월 4일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다시 녹색당이란 이름으로 후보를 내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서울시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율이 0.55%에 그치는 등 전국적으로 자치단체장은 물론 비례대표 당선자를 내는 데도 실패했다.

2016년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녹색당은 정당 득표율이 3%에 못 미쳐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다만 19대 총선에서 0.48%였던 정당 득표율이 0.76%로 상승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는 득표율 1.13%를 기록, 대도시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녹색당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는 있으나 완전히 자리를 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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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있다면, 녹색』

최백순 지음 ∣ 이매진

독일 녹색당의 시작과 성장 과정, 미래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녹색당의 첫 공동대변인(공동대표)이자 녹색당의 잔 다르크로 불리던 페트라 켈리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다뤘다.

녹색당

녹색당

『녹색하라 - 생명, 평화, 탈핵 세상을 꿈꾸며

이유진 지음 ∣ 텍스트

녹색연합 활동가 출신으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탈핵특별위원장인 저자가 평소에 각 언론에 기고한 글을 모은 책이다. 한국 녹색당의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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