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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쏟아 우승 먹기, 맨·맨·첼 ‘쩐의 전쟁’ 누가 웃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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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축구 팬들이 잠 못 이루는 시즌이 다가왔다. 2017~20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이번 주말 개막한다. 12일(한국시간) 새벽 3시 45분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스널-레스터시티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EPL 2017~2018시즌 주말 개막 #맨유 소유한 미국 스포츠 재벌 #2177억원 베팅, 영광 재현 별러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오일머니 #2387억 들여 수비·골키퍼 보강 #러시아 석유재벌 지원 받는 첼시 #1900억 넘게 투자, 연속 우승 도전

올 시즌 여름 이적 시장을 두고 유럽축구계에서는 “각 팀들이 미쳤다”는 말까지 나왔다. 상위 구단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스타 영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력 보강을 위해 ‘쩐의 전쟁’ 도 불사했다.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큰 손’이었다.

리그 최다우승팀(20회)인 맨유는 지난 시즌 조제 모리뉴(54·포르투갈) 감독의 지휘 아래서도 리그 6위에 그쳤다. 그러자 맨유 소유주인 미국 스포츠 재벌 글레이저 가문이 지갑을 활짝 열었다.

맨유는 유럽축구 역대 7위에 해당하는 이적료 7500만 파운드(약 1114억원)를 지불하고 로멜루 루카쿠(24·벨기에)를 영입했다. 키 1m90cm, 몸무게 94㎏인 루카쿠는 강력한 몸싸움과 미사일처럼 빠른 슛을 앞세워 지난 시즌 에버턴(잉글랜드)에서 25골(득점 2위)을 터트린 골잡이다.

첼시 감독 시절 피지컬이 뛰어난 디디에 드록바(39·코트디부아르)를 중용했던 모리뉴 감독은 ‘제2의 드록바’로 꼽히는 루카쿠와 함께 영광의 재현을 꿈꾼다.

맨유는 첼시의 수비형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29·세르비아)를 영입하는데 594억원, 포르투갈 벤피카의 중앙수비 빅토르 린델로프(23·스웨덴)를 스카우트하는데 469억원을 썼다. 루카쿠까지 합치면 세 선수 영입에만 2177억원의 이적료를 쏟아부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명장’ 펩 과르디올라(46·스페인) 감독을 데려왔음에도 리그 3위에 머물렀다.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21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만했다. 맨시티의 소유주인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재벌 셰이크 만수르(47)는 재산이 42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 시즌 맨시티의 전력 강화를 위해 ‘오일 머니’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수와 골키퍼 영입에만 2387억원을 썼다. 프랑스 모나코의 왼쪽 풀백 벤자민 멘디(23·프랑스)를 데려오기 위해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인 5750만 유로(약 769억원)를 지불했다.

또 오른쪽 풀백 잉글랜드 토트넘 카일 워커(27·잉글랜드)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다닐루(26·브라질)를 데려오면서 각각 682억원과 401억원을 썼다. 벤피카 골키퍼 에데르손(24·브라질) 영입에도 535억원이 들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첼시도 ‘머니 게임’에 뛰어들었다.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1·재산 10조 추정)가 막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루카쿠 영입전에서 맨유에 밀린 첼시는 6000만 파운드(892억원)를 들여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25·스페인)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15골을 뽑아낸 모라타는 문전에서 골냄새를 잘맡는 골잡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불화로 이적설에 휩싸인 디에고 코스타(29·스페인) 대신 첼시 최전방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첼시는 또 미드필더 티에무에 바카요코(23·프랑스),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24·독일) 영입에 각각 594억원과 505억원을 지출했다.

손흥민(25)의 소속팀이자 지난 시즌 2위인 토트넘은 특별한 선수 영입없이 득점 1위 해리 케인(24·잉글랜드)과 공격수 델리 알리(21·잉글랜드)를 지키는데 집중했다.

지난 시즌 5위 아스널은 프랑스 리옹 공격수 알렉산드르 라카제트(26·프랑스)를 780억원에 데려온 게 눈에 띈다.

잉글랜드 축구전문가들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세력 판도는 맨유, 맨시티와 첼시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맨유 수비수 출신 게리 네빌(42)은 “맨유와 맨시티가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버풀 출신 스티븐 제라드(37)는 “맨시티가 우승에 가장 가깝다”고 예측했다. 영국 BBC는 맨시티-첼시-맨유-리버풀-아스널이 올 시즌 1~5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각 팀들은 다음달 1일 여름 이적시장이 문을 닫을 때까지 막바지 선수 보강에 나설 것이다. 투자를 많이 할수록 우승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맨시티는 예상 몸값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모나코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19·프랑스)의 영입을 추진 중이다. 맨유 역시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가레스 베일(28·웨일스)을 스카우트할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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