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앞에서 한시 읊고, 경찰청 깜짝 방문 … 간담회 TV생중계까지 허용한 문무일 스타일

중앙일보

입력 2017.08.09 01:48

업데이트 2017.08.09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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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간담회를 가급적 정기적으로 하면 좋겠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어떨까로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통상 검찰총장이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비보도)’를 전제로 기자들을 만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문 총장은 “국민에게 검찰의 활동을 있는 그대로 보여 드리고, 한편으로는 통제를 받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탈권위적 행보와 닮아

이날 문 총장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도 생중계됐다.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간담회는 점심시간을 넘겨 1시간45분 동안 진행됐다. 법조계에서는 취임 뒤 2주 동안 문 총장이 보여준 파격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역대 총장 중 처음으로 국회 출석을 약속하고, 검찰총장으로는 처음으로 경찰청장을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을 때는 한시를 인용한 대화를 나눠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의 행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인 행보와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총장의 답변에 ‘국민의 통제’ ‘권한 축소’ ‘소통’ 등의 용어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국회 출석에 응한 이유로 “(검찰이) 국민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은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다. 검찰이 신뢰를 받으려면 국민의 직접 통제를 받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국사건 등 잘못된 과거 수사에 대한 사과를 모두발언의 첫 주제로 삼은 것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문 총장이 이날 제시한 수사심의위는 국민의 통제를 향한 또 다른 방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명성은 가칭 ‘검증단’에게, 개혁은 ‘검찰개혁위원회’를 통해, 수사와 기소의 적정성 검토는 ‘수사심의위원회’가 점검토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3개의 심의기구는 모두 각계의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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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문 총장이 보여주기식 파격에 치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검찰 개혁은 말보다는 실질이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경찰의 수사 종결권에 대한 질문에는 “(경찰이) 수사종결권까지 행사한다면 경찰이 수사 전체를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가부를 말하기 어렵다.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문 총장은 검찰 개혁 방향에 대해 “검찰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다. 검찰의 책무를 권한으로 인식하는 검사가 있다면 1대 1로 만나서라도 인식을 바꾸도록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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