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도로 모두 달리는 ‘레일버스’ 개발한다는데...안전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17.08.08 15:08

업데이트 2017.08.08 19:10

코레일이 개발 중인 레일버스가 시험 선로를 다니고 있다.[사진 코레일]

코레일이 개발 중인 레일버스가 시험 선로를 다니고 있다.[사진 코레일]

 '철도 레일과 도로를 모두 달릴 수 있는 버스'.

코레일, 최근 '듀얼모드'의 레일버스 개발 중
3대 제작해 2019년 강원도 정선선 운행 목표

이용객 적은 곳에 비용 절감 목적으로 투입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관광객 유치도 기대

안전성 우려 탓 해외선 운행 사례 전혀 없어
폭염이나 폭설 시 제동력 떨어지고 탈선 우려도

대당 7억원 넘는 버스 제작비도 과잉 논란
국토부 "제작과정서 안전성 철저히 검증할 것"

 코레일이 최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레일버스'다. 승객이 적은 노선에 열차 대신 투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도입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전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자칫 예산 낭비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8일 코레일에 따르면 벽지 노선의 수익성 개선과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로와 철도를 ‘듀얼모드(Dual mode)’로 함께 운행할 수 있는 레일버스가 개발되고 있다.

 현재는 코레일 자체예산으로 철제 바퀴를 단 시험 버스를 제작했고, 국가 R&D(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추진하기 위해 철도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이다.

 레일버스는 25~35명 정원으로 레일과 도로에서 시속 80㎞의 속도로 운행하며, 승객이 많을 경우 2~3대의 버스를 이어 한꺼번에 75~105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2~3대의 버스를 이을 때도 운행은 운전자 한 명이 하고, 뒤에 연결된 버스들도 맨 앞 차의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게 무선제어 장치도 함께 개발 중이다.

 레일버스에는 고무 타이어와 함께 레일 위를 달릴 수 있는 철제 바퀴가 장착돼있다. 철로를 다닐 때 앞쪽의 고무 타이어는 위로 들어 올려 선로에 닿지 않는다. 동력은 뒷타이어에서 70%, 뒤쪽 철제 바퀴에서 30%가 나온다.

일반 도로를 다닐 때는 철제 바퀴가 위로 올라간다. 반대로 철로를 다닐 때는 철제 바퀴가 내려와 선로에 닿고, 고무 타이어는 위로 올라간다. [사진 코레일]

일반 도로를 다닐 때는 철제 바퀴가 위로 올라간다. 반대로 철로를 다닐 때는 철제 바퀴가 내려와 선로에 닿고, 고무 타이어는 위로 올라간다. [사진 코레일]

 또 레일버스는 디젤 대신 전기로 움직일 계획이며 유압 장치와 제동장치를 장착할 경우 제작 비용이 대당 7억원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
 코레일은 레일버스 3대를 제작해 2019년 말 강원도 정선선에 일반열차 대신 투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운영비용은 28%, 유지보수 비용은 58% 감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레일의 임재익 전략기획팀장은 “정선선은 이용객이 적지만 지역주민들을 위해 운행을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레일버스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레일버스 자체가 관광상품이 돼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레일버스 투입을 계획 중인 정선선. 산악지역이라 좌우로 굴곡진 구간이 많다. [중앙포토] 

코레일이 레일버스 투입을 계획 중인 정선선. 산악지역이라 좌우로 굴곡진 구간이 많다. [중앙포토] 

 하지만 이런 계획에 대해 철도업계에서는 ‘무리한 연구개발’이란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학 교수는 “일본의 경우 산악지역이 많은 훗카이도에서 레일버스를 개발하다가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최근 개발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레일버스는 안전성은 물론 효율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없는데 코레일이 굳이 레일버스를 개발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일본 훗카이도에서 개발하다가 안전성 저하 등의 이유로 중단한 레일버스. [사진 코레일]

일본 훗카이도에서 개발하다가 안전성 저하 등의 이유로 중단한 레일버스. [사진 코레일]

 정선선처럼 산악지역에선 상하좌우로 휘어지는 곡선형태의 노선이 많기 때문에 폭염 등 악천후 때에는 고무타이어에 의한 제동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자칫 탈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또 눈이 많이 오는 경우에도 제동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현재 전세계에서 '듀얼모드'로 레일버스를 운행하는 곳은 한 곳도 없으며, 일본 시코쿠의 도쿠시마에서 해안가를 따라 2020년께 레일버스를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을 뿐이다.

 제작 비용도 논란이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소량으로 제작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유압 장치와 제동 장치 추가 등을 감안해도 7억원은 너무 많이 책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박일하 철도정책과장은 "코레일에서 레일열차를 개발하겠다며 지난달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연구개발이 확정되면 철저하게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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