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글로벌 아이

중국 대선 관전법

중앙일보

입력 2017.08.08 02:32

업데이트 2017.08.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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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중국 대선이 다가온다. 올가을 지도부가 바뀐다는 의미다. 중국은 당이 국가에 우선한다. 당의 최고 권력기구는 5년마다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다. 지난 1년여에 걸쳐 선발한 19기 당 대표 2300명이 참석한다.

개막일 시진핑(習近平) 18기 총서기는 이임하는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준비한 19기 정치보고를 낭독한다. 지난 5년을 평가하고, 미래 5년 정책 가이드라인을 담는다. 폐막일에는 표결로 정치보고를 확정하고 205명 내외의 19기 중앙위원을 선출한다. 이들이 이튿날 전체회의를 열고 25명 내외의 정치국원과 7명 안팎의 상무위원을 선출한다. 2022년 20기 당 대회 전까지 중국을 지배할 지도부다. 중국 방식의 정권교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당 대회를 거치며 19기 총서기로 새로 취임한다. 지난 5년 동안 후진타오(胡錦濤)를 총서기로 하는 17기 지도부의 지침을 집행했다면 향후 10년은 시진핑 정치가 펼쳐진다는 의미다. 미국과 한국 대선은 후보 캠프 구성부터 당내 경선, 본선에 이르는 공개 이벤트의 연속이다. 중국 대선은 정반대다. “당의 규율을 엄수하며 당의 비밀을 지킨다”는 입당 선서문 구절처럼 비밀리에 진행된다. 대선 관전기가 아닌 관전법만 쓸 수 있다.

지난 주말 원로회의가 열린다는 베이다이허(北戴河)를 찾았다. 예상했지만 회의 현장이나 의제를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삼엄한 경비와 주민의 무관심만 목격했다. 지도부 숙소 전경을 담기 위해 롄펑산(聯峰山) 공원을 찾았다. 검문하던 경찰이 가방에 있던 1960년대 베이다이허 회의를 다룬 중국 자료를 요령껏 찾아냈다. 의심 가득한 시선만 던졌을 뿐 불상사는 없었다. 중국 대선 관전의 어려움이다.

10년 전 17기 당 대회를 앞두고 쩡칭훙(曾慶紅) 당시 국가부주석이 민주추천회를 창안했다. 상무위원을 예비투표로 선별하는 절차로 시진핑 당시 상하이 서기를 일약 황태자로 만들었다. 퇴임 후에도 후진타오 2기를 견제하기 위한 묘안이었다. 5년 뒤 정치국원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민주추천회가 열려 연임을 포함해 정치국원 후보를 35명으로 추렸다는 소식이다. 차기 상무위원 판본도 여럿 나돌고 있지만 당 대회까지는 설(説)에 불과하다.

정치의 성숙도는 제도화된 권력교체로 평가된다. 화궈펑(華國鋒) 당주석, 후야오방(胡耀邦)·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 천시퉁(陳希同)·천량위(陳良宇)·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정치국원이 모두 당 대회를 앞두고 비정상적으로 퇴진당했다. 권력교체의 규정 미흡 때문이다. 중국은 과정·이론·제도·문화 등 다방면에서 자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올해 중국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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