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의 리더 시저가 남우주연상 받는 게 꿈

중앙일보

입력 2017.08.0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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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임창의

임창의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혹성탈출:종의 전쟁’(맷 리브스 감독). 오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의 컴퓨터그래픽(CG)을 담당한 뉴질랜드 웨타디지털의 임창의(사진) 라이팅 기술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웨타디지털은 영화 ‘반지의 제왕’과 ‘아바타’로 명성을 얻은 세계적인 CG 명가.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의 골룸, ‘킹콩’의 킹콩, ‘아바타’의 나비족, ‘혹성탈출’ 시리즈의 유인원이 모두 이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국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담당했다.

‘혹성탈출’ CG 맡은 임창의 기술감독
988명이 엄청난 노력해 영상 빚어
리더인 시저의 생생한 눈빛 표정
배우 서키스 내면 연기로 재탄생

7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감독은 “기술도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혹성탈출’은 최고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988명에 달하는 동료들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 “수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을 거쳐 최고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인 작품인 만큼 극장에서 봐야지만 그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임 감독은 2009년 웨타디지털에 입사해 ‘혹성탈출’ 시리즈 3부작과 ‘아바타’, ‘어벤져스’, ‘호빗:스마우그의 폐허’ 등의 작품에 참여했다.

‘반지의 제왕 ’, ‘ 호빗 ’, ‘ 킹콩 ’에서 모션 캡쳐 연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시저 역의 앤디 서키스(앞).

‘반지의 제왕 ’, ‘ 호빗 ’, ‘ 킹콩 ’에서 모션 캡쳐 연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시저 역의 앤디 서키스(앞).

‘혹성탈출:종의 전쟁’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유포로 진화한 유인원과 지능을 잃고 퇴화한 인류의 일대 전쟁을 그린 3부작의 완결편이다. 특수복장을 입은 배우들의 연기를 라이브 모션 캡처 기술로 포착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CG로 구현, 실감나는 유인원 캐릭터들을 선보인다.

특히 유인원의 리더 시저 역은 ‘반지의 제왕’·‘호빗’ 시리즈의 골룸과 ‘킹콩’의 킹콩 등으로 모션 캡쳐 연기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앤디 서키스가 맡았다. 시저의 눈빛표정으로 살아난 서키스의 내면 연기에 대해 모션 캡처 연기자에게도 아카데미 연기상을 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임 감독은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배우란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지 사람은 아니다”라며 “시저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여한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은 “시저 캐릭터는 앤디 서키스의 연기와 디지털 작업하는 사람들의 협업의 결과”라며 “우리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시저의 감정과 고뇌의 깊이를 극대화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캐릭터가 배우를 교체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기술이 진보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캐릭터가 개발되지 않으면 영화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혹성탈출’ 시리즈와 꼬박 6년을 함께 한 임감독은 “어찌보면 애증 관계인 것 같다”며 “행복한 순간은 짧고 고통은 길었지만, 고통의 시간이 길수록 행복의 순간은 더 빛을 발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또 “매번 다른 기술과 다른 방법이 시도돼 당시로는 최상의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을 가장 즐거운 일로 꼽았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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