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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2) 돈을 넘는 소명 가져야 창업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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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길은 불안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만만히 봤다가 좌절과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풀고 싶어하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만 있다면 그 창업은 돈이 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는 기업 세계의 시대정신은 스타트업 정신입니다. '가치''혁신''규모'가 그 키워드입니다. 창업에 뛰어든 분들과 스타트업 정신의 내재화 과정을 함께 하며 신나는 스타트업을 펼쳐보겠습니다. <편집자>

[사진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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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기업, 2020년 100억불 달성, 노벨상…. 이런 거창한 목표들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만들 수 없다. 이보다 상위 개념의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목표만 있고 목적의식이 없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 기쁨과 가치, 혁신을 창출하는 데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다. 무의미한 고통 속에서 헤매고 누군가에게 이 고통을 전가하는 삶을 반복하게 된다. ‘알바 167만원 vs 사장 186만원’이라는 어느 기사 제목처럼 창업 세상에서 허울뿐인 사장으로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

창업은 목표아닌 '목적의식'을 분명히 #외양에 집착하면 껍데기 창업되기 쉬워

# 김 사장은 돈 많이 벌어 떵떵거리며 대접받자는 욕망으로 가득하다. 없는 시간을 쪼개 죽어라 일하고 잠도 자지 않는다. 그리고 그 고통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여러 곳에서 해소하려 한다. 손쉬운 대상이 가족이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개고생인데!!!” 돌아오는 답은 잔혹하다. “누가 고생해달라고 그랬어요? 자업자득이죠.” 가족으로부터 상처 입은 김 사장은 회사로 돌아와 회사 임직원과 고객 회사를 가족으로 삼겠다며, 마음에도 없는 ‘또 하나의 가족’ 표어를 이곳저곳에 써 붙인다. 그러나 진정성 없는 구호라는 걸 타인은 금방 알아차린다. 진작에 목적의식을 갖고 창업하고 사업을 했다면 경험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다.

목적의식이 분명한 창업이란

목적의식이 분명한 창업은 이에 공감하는 고객의 자발적 충성을 끌어낸다. 이에 더해 타사와의 경쟁을 유리하게 이끌 진입장벽도 만들 수 있다. 경쟁사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럴싸해 보이지만, 진정성없는 목적의식을 만들어낸다면 더 고마운 일이다. 오늘날 고객들은 초연결시대 인프라를 활용해 진정성을 밝혀내는데 매우 능숙하다. 이 때문에 진정성이 결여된 각종 광고에 의해 쉽게 ‘호갱(호구 고객)’이 되지 않는다.

목적의식이 분명한 창업은 이외에도 장점이 많다. 직원 채용, 구매처 선정, 파트너 영입, 전략적 제휴, 심지어 고객의 발굴에 있어서도 기준이 된다. 상대가 얼마나 우리의 목적의식에 맞는가, 이를 분별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우리가 배우자를 선택할 때 서로의 가치관이 얼마나 유사한지 심각하게 살피는 것과 같다. 그런 마음으로 비즈니스 상대를 고르고 선택하면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 내 가치관과 목적의식이 분명치 않으면 상대방의 목적의식과 가치관이 나랑 맞는지를 알 수 없다.

목적의식이 분명한 조직은 구성원이 그 목적의식을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 위로부터의 특별한 지시가 없어도 구성원이 알아서 목적의식에 부합하는 조건과 자원을 선택해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최고경영진이 모두 살필 수 없는 상황에서도 효율적이고 창의적이며 능동적인 조직이 된다. 또한 목적의식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자원과 투자는 낭비로 여겨 선택과 집중의 효과도 크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적의식이 분명하지 않은 창업은 특징이 있다. 사치와 허세에 집착한다. 유명 인사와의 교류, 모임 초대, 회사 로고, 자동차, 사장 방, 사무실 크기 등 외형적인 것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사업의 본질과 상관없는 것들이다. 스타트업 성공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이런 '사장 놀이'다. 이런 껍데기 창업과 사업을 경계해야 한다.

목적의식이 스타트업 경영에 성공적으로 반영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목적의식을 잘 표현하는 명료한 문구를 만든다
-이를 회사와 고객 누구나 수시로 볼 수 있도록 곳곳에 붙인다
-이에 맞게 행동할 수 있도록 규칙과 규범을 만들어 공유한다
-성장을 위한 성장이 아닌 목적의식 추구를 위한 성장을 이루고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몇 배 높이는 제품을 만든다
-목적의식을 담아낸 제품을 통해 회사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을 조직원이 공유한다.

목적의식에 부합하는 기업문화, 성장, 혁신 제품, 사회 기여 등이 4가지 요소를 잘 갖추면 경영상의 갖은 압박을 버티고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페이스북의 미션 

페이스북을 사례로 들어 보자.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는 대학 기숙사에서 키득거리며 장난스럽게 ‘학생들을 연결 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그러면서 ‘Giving people the power to share and remain open and connected(사람들에게 공유하는 힘을 주고 서로를 개방적으로 연결되게 하는 것) ’라는 미션, 즉 목적의식을 떠올렸다. 저커버그 스스로가 어디를 가나 이를 주창하고 반복해 말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중앙포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중앙포토]

연결하고 공유하고 개방하는 미션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성장했다.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지역의 사람들에게 연결의 혜택을 무료로 주기 위해 무인비행기 제작 사업도 했다.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임직원들은 보람을 느꼈다. 페이스북과 같은 초연결시대의 기업은 목적의식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기업이다.

목적의식에 맞는 사업을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리더의 언행이다. 리더의 생각과 신념이 회사 전반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야 하고, 리더가 일관된 신뢰의 언행을 보여야 한다. 단단한 목적의식으로 성장한 기업이 창업 당시의 목적의식에서 벗어난 2세, 3세로의 경영 승계로 문제가 생기곤 한다.

목적의식에 기반한 사업체는 막연하게 ‘희망이 올 것’이라며 마냥 낙천적으로 경영하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을 때 마술과 같은 힘을 갖는다. 창업은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나를 대신해 목적의식을 가질 직원도, 전파할 시스템도 없다. ‘목적의식 따위 없어도 돈만 잘 벌더라’는 생각으로 창업한다면 그 길은 멀고도 험하고 고난으로 가득찰 것이다.

창업자 모두의 건투를 빌며, 스탠퍼드대학 제니퍼 아커 교수의 ‘목적의 힘’이라는 동영상을 하나를 소개한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jkim@ampluspartners.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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