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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뒤 악화일로…주지사도 박차고 나간 美 민주당

중앙일보

입력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짐 저스티스 주지사가 3일(현지시간) 자신의 당적을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변경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헌팅턴 유세에서 “더 이상 민주당 주지사로 여러분들 도울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남자”라고 저스티스 주지사를 추켜세우며 “빅 짐(Big Jim)이 공화당원이 되어 영광이다”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일 웨스트버지니아주 헌팅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적 변경을 발표한 짐 저스티스 주지사를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3일 웨스트버지니아주 헌팅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당적 변경을 발표한 짐 저스티스 주지사를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주지사급에서 당적을 변경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당을 옮긴 주지사는 25년만에 그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웨스트버지니아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표율 67.9%로 압도적 승리를 안긴 곳이다. 주력 산업인 탄광업을 되살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주효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저스티스 주지사 #트럼프 참석 유세서 당적 변경 발표 #광업 재별 출신, 트럼프 가족과 친밀 #지난 대선 때 클린턴 지지 거부도

저스티스 주지사가 왜 당적을 변경했는지 구체적이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언론은 그의 배경과 이력, 정치 행보에서 당적 변경의 이유를 찾고 있다.
탄광업 및 부동산 재벌 출신이 그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후보로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득표율 49%였다. 그러나 정계 입문 전엔 공화·민주를 가리지 않고 정치자금을 기부했고, 2015년까지는 공화당원으로도 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도 친분을 갖고 있다. WP에 따르면 저스티스 주지사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스카우트 잼보리 참석을 위해 웨스트버지니아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의 리무진에 동승하기도 했다.
그는 그간 민주당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인사로 손꼽혔으며, 지난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끝내 지지하지 않았다.
존 톰슨 공화당 주지사연합 대변인은 “저스티스 주지사가 민주당 내에서 왕따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주지사연합은 “저스티스 주지사는 자신의 부를 더 키우기 위해 당적을 바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의 탈당으로 공화당은 역대 최다, 민주당은 역대 최소 주지사직을 차지하게 됐다.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인 지역은 전국 50개 주 중 15개다. 공화당은 34개다. 나머지 1곳인 알래스카 주지사는 무소속이다.
WP는 “지난해 대선 패배로 바닥을 치고 더 나빠질 수 없을 것 같았던 민주당이 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저스티스 주지사의 당적 번경은) 민주당에 칼을 꽂고 비틀어버린 격”이라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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