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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님' 비-김태희 동반 출연? '비스'는 나훈아 선생님 기다립니다

중앙일보

입력

'한 끼 줍쇼'에 출연해 서울 김포에 사는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수 이효리. [사진 JTBC]

'한 끼 줍쇼'에 출연해 서울 김포에 사는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수 이효리. [사진 JTBC]

“각 방송사별로 톱 프로그램만 칠 생각이다.”
지난달 ‘블랙’으로 컴백한 가수 이효리의 말이다. 실제 그녀는 MBC ‘무한도전’을 시작으로 ‘라디오 스타’, KBS2 ‘해피투게더’, SBS ‘파티피플’에 이어 2일 JTBC ‘한 끼 줍쇼’를 마지막으로 예능 프로그램 순회를 마쳤다. 결과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 끼 줍쇼’는 6.8%(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10년 동안 수요일 밤 11시를 지켜온 ‘라디오스타’(6.1%)를 제치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제주도 자택을 민박집으로 오픈한 JTBC ‘효리네 민박’ 역시 6%대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효리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출연자가 먼저 찾는 프로그램 섭외비결은 #'아는 형님' 모두에게 고르게 기회 제공 #'비디오스타'는 다단계처럼 추천 이어져 #먹방 꿈나무 도전하는 '원나잇 푸드트립'

이효리의 발언에는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기준의 변화가 담겨 있다. 사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SBS ‘미운 우리 새끼’나 ‘정글의 법칙’, KBS2 ‘해피선데이’에 나갔어야 하는 게 맞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자 전 연령대가 고루 시청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영리하게도 프로그램마다 자신의 다른 장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짰다. 그녀의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기에 ‘효리네 민박’이 가장 적합한 포맷이었다면, 가수로서 마음껏 노래할 수 있는 ‘파티피플’이나 아직도 여전한 인지도를 보여주기에는 ‘한 끼 줍쇼’가 가장 맞는 포맷이었던 셈이다.

시청률이 프로그램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에서 벗어나면서 출연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남다른 화제성으로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진솔한 자기 고백을 하기 위해서는 시끌벅적한 토크쇼보다는 좀 더 내밀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타협하지 않고 꿋꿋하게 정체성을 지켜와 출연자가 먼저 찾는 프로그램들도 생겨났다. 이에 힘입어 신흥 강자로 떠오른 세 프로그램의 제작진에게 출연자 섭외의 비결을 물었다.

◇마성의 전학생 부르는 화제성 甲 ‘아는 형님’

'아는 형님'에 출연한 레드벨벳. 이날 방송에서 예리는 남다른 콩트 연기로 주목받았다. [사진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한 레드벨벳. 이날 방송에서 예리는 남다른 콩트 연기로 주목받았다. [사진 JTBC]

JTBC ‘아는 형님’은 2주 연속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분석기관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아는 형님’이 방송되는 토요일 뿐만 아니라 전 요일 1위를 수성하면서 남다른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레드벨벳에 이어 엑소가 완전체로 출연한 효과도 있지만 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학생 콘셉트도 한 몫 했다.

매주 새로운 게스트가 전학생으로 입학하면서 스스로를 소개하고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자신에 관한 문제를 출제하는 ‘나를 맞춰봐’ 퀴즈는 다른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력을 보여주기에 최적화된 포맷이다. 아이돌 박사 서장훈과 김희철뿐만 아니라 같은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멤버들도 서로 모르는 문제들이 출제되곤 한다.

'아는 형님'에 출연한 엑소의 디오. 평소 말수가 적은 멤버들도 이곳을 찾으면 달라진다. [사진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한 엑소의 디오. 평소 말수가 적은 멤버들도 이곳을 찾으면 달라진다. [사진 JTBC]

최창수 PD는 “‘아는 형님’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전학생이면 누구나 환영한다”며 “다만 여러 명이 한꺼번에 오더라도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다 보니 그동안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멤버들이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돌 그룹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방송에서 과묵하기로 유명한 엑소의 디오는 눈을 부릅 뜨며 남다른 예능감을 선보였고, 레드벨벳 예리 역시 콩트 천재로서 기지를 발휘했다. 덕분에 아끼는 멤버의 ‘재발견’을 꿈꾸는 팬들의 출연 요청도 많아졌다.

최 PD는 “아이돌이 전학 오면 기본적으로 신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반면 개그맨이 게스트로 출연하면 훨씬 질문이나 리액션의 수위도 높아져서 또다른 재미가 있다”며 “이경규ㆍ김희선ㆍ싸이 등 각 분야 최고의 전학생들이 다녀가면서 학교 자체의 명성도 높아져 더 찾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기다리고 있는 마성의 전학생은 누굴까. “비가 한 번 더 나오겠다고 했는데 다음엔 혼자 나오지 말고 둘이 나와달라고 얘기했어요.” 2006년 ‘무한도전’ 출연 이후 4년 만에 ‘승승장구’와 ‘놀러와’에 출연할 만큼 예능 나들이가 드물었던 김태희가 ‘아는 형님’에 동반 전학온다면 새로운 레전드 편이 탄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충격 고백의 메카로 떠오른 ‘비디오스타’

몸캠 논란 이후 처음으로 '비디오스타'를 찾아 심경을 털어놓은 배우 서하준. [사진 MBC every1]

몸캠 논란 이후 처음으로 '비디오스타'를 찾아 심경을 털어놓은 배우 서하준. [사진 MBC every1]

하리수ㆍ김기수ㆍ서하준. 이들의 공통점은 최근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충격 고백을 했다는 것이다. 국내 첫 트랜스젠더 출신 연예인으로 화제를 모은 하리수는 10년 만에 이혼 소식이 전해진 뒤 처음으로 심경을 고백했고, ‘댄서킴’으로 인기를 끈 데 이어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수는 성전환 수술 예정이라는 루머에 전면 반박했다. ‘몸캠’ 유출로 홍역을 앓았던 배우 서하준도 “누가 봐도 나였다”며 속시원하게 인정하는 등 다른 방송에서 보기 힘든 내밀한 고백들이 이어졌다.

MBC every1에서 매주 화요일 밤 8시 30분에 방송되는 ‘비디오스타’가 1년 만에 ‘고백의 메카’가 될 것이라 누가 예상했을까. B급 ‘라디오스타’를 표방했던 이들의 비결은 의외로 ‘쎈’ 매력이 아닌 ‘편안함’에 있었다. 박소현ㆍ김숙ㆍ박나래ㆍ전효성 등 여성 4MC에 이유정 PD를 필두로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제작진은 “카메라 없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친구들과 수다 떨 듯 놀다 가시면 된다”는 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게스트들을 안심시켰다. 덕분에 예능 울렁증이 있거나 오랜만에 방송국을 찾은 출연자들도 한 시름 내려놓고 녹화에 임할 수 있었다.

지난달 '비디오스타' 녹화를 마치고 하리수가 올린 인증샷. [하리수 인스타그램]

지난달 '비디오스타' 녹화를 마치고 하리수가 올린 인증샷. [하리수 인스타그램]

이유정 PD는 “출연자들과 절친이 되는 계모임 같은 분위기와 한번 출연했던 사람이 다른 출연자에게 출연을 권하는 다단계같은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보통 토크쇼 녹화가 4시간 가량이라면 ‘비디오스타’는 6~7시간씩 이어짐에도 녹화가 끝나도 아쉬움을 토로하며 2차를 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PD는 “서하준씨는 우리 프로에 출연했던 남보라씨의 추천으로 처음 출연했다"며 "이후 문제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도 이왕 할거면 '비스'를 통해 하겠다고 해서 다시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리수 역시 이혼 소식 전부터 꾸준한 접촉을 통해 출연 허락을 받은 케이스다.

그는 “예를 들어 박수홍씨가 출연하면 게스트 취향에 맞춰 대기실에 사이키 조명을 가져다놓고 대본 리딩 때도 작가가 춤추면서 들어가는 등 작지만 세세한 준비를 하는 것도 '비스'를 다시 찾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현재 ‘비디오스타’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스타는 가수 나훈아다.

◇1박 2일 동안 51끼 원없는 먹방 ‘원나잇 푸드트립’

'원나잇 푸드트립'에 출연해 남다른 고기사랑과 먹방을 선보이고 있는 현주엽 감독. [사진 OLIVE]

'원나잇 푸드트립'에 출연해 남다른 고기사랑과 먹방을 선보이고 있는 현주엽 감독. [사진 OLIVE]

농구팀 창원 LG 세이커스의 현주엽 감독은 올리브 ‘원나잇 푸드트립: 먹방 레이스’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1박 2일 동안 여행을 떠난 도시에서 최대한 많은 음식을 먹고 도장을 획득해야 우승하는 푸드트립에서 무려 51개의 도장을 받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뼈에 붙은 고기는 언제나 옳다”는 일념 하에 고기만 15종 30인분을 먹어치운 그는 섭외 요청이 들어왔을 때 넌지시 “고기가 맛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먹성 좋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핫한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출연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정종선 PD는 “정준하 같은 경우엔 첫 미팅 때 왜 먹방인데 나보다 박명수를 먼저 섭외했냐고 묻기도 했다”고 밝혔다. ‘식신로드’ 등 먹방 프로 단골 출연자인 정준하는 ‘먹신’ 현주엽에게 전화를 걸어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이에 현주엽은 “그때 찐 7kg이 아직도 안빠지고 있다”면서도 “맛집1에서 맛집2로 이동할 때 최대한 빨리 걸어서 소화시켜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원나잇 푸드트립'에 출연해 현주엽에게 먹방 팁을 묻는 개그맨 정준하. [사진 올리브]

'원나잇 푸드트립'에 출연해 현주엽에게 먹방 팁을 묻는 개그맨 정준하. [사진 올리브]

출연자들의 취향에 따라 장소 섭외가 가능한 것도 인기요소 중 하나다. 스위스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이특은 스위스로 다시 떠났고, 신인 시절 홍콩에서 먹은 요리 맛을 잊지 못한 장도연은 홍콩으로 향했다. 장소에 관한 추억과 음식에 대한 기억이 이들을 다시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정 PD는 “올 연말에는 왕중왕전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전에 미식가로 소문난 싸이가 꼭 한번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꼭 추천하고 싶은 먹방 여행지로는 일본 사가현에 있는 가라쓰를 꼽았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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