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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범벅' 포항 형산강 수상레저타운…결국 '수상레저' 빼고 문 연다

중앙일보

입력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조감도. [사진 포항시]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조감도.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형산강 수상레저타운은 문을 열더라도 당분간 수상레저 활동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퇴적물에서 기준치의 최대 3000배 이상의 수은이 검출된 형산강에 대한 안전성 논란(본지 2016년 12월 7일 21면 보도)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포항시,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운영방안 발표 #수은 검출 논란 해결될 때까지 수상레저 제외 #"시민들 불안감 해소 후 레저타운 운영할 것"

포항시는 2일 수상레저타운을 준공한 뒤에도 당분간 수상레저나 물과 관련된 활동을 제한하고 작은음악회, 시민문화●휴식공간으로만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형산강 수상레저타운은 포항시와 경주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형산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수상스키·요트를 탈 수 있는 공간과 워터파크가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퇴적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검출된 형산강에서 수상레저활동이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포항시는 한 발 물러섰다. 포항시는 환경전문가, 환경단체 등 관계기관 자문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한 후 수상레저타운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이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포항시]

2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이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포항시]

이와 함께 형산강 환경오염 해결을 위해 단기적으로 구무천 하구 합류지점인 형산강 주변에 우선적으로 안정제(활성탄)를 집중 살포해 퇴적물이 고형화 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오염심화 우려지역에는 오탁방지망을 설치하고 퇴적물 안전방지시설을 설치한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해 8월 형산강 6개 지점의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수은 검출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기준치(0.07㎎/㎏·1등급)보다 적게는 19배, 많게는 3171배 높은 수은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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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체가 몰려 있는 형산강 지류 구무천에서 221.99㎎/㎏이,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연일대교 일대에서도 2.2㎎/㎏이 나왔다. 하천 퇴적물 수은 오염평가기준은 0.07㎎/㎏ 이하가 1등급, 0.67㎎/㎏ 이하 2등급, 2.14㎎/㎏ 이하 3등급, 2.14㎎/㎏ 초과 4등급이다.

형산강 수은 검출 지점. [중앙포토]

형산강 수은 검출 지점. [중앙포토]

이와 관련해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형산강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거대한 청사진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형산강의 오염문제가 드러났다"며 "형산강이 병든 상황에서 그 일대를 각종 위락시설로 개발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종식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형산강이 생태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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