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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관광은 됐고. 우리도 배낭 여행 보내줘!"

중앙일보

입력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로 50세 이상 출국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인 이들은 과거 비슷한 연령대에 비해 나이보다 젊게 살려는 트렌드를 보인다. 이들에겐 '효도 관광'이 썩 유쾌한 단어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자존심이 꽤나 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요즘 중장년층은 배낭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금전적, 시간적 여유도 많기 때문에 가까운 나라 보다는 유럽 등 먼 해외 지역을 선호한다.

환갑 부모님 배낭 여행 TIP 10가지 #체력에 맞는 일정, 최소한의 짐과 동선 #통역앱과 건강식품은 필수

29일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출국자 수는 10만5000명으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경록 기자

29일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출국자 수는 10만5000명으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경록 기자

그러나 바람과 달리 배낭 여행은 쉽지 않다. 환갑을 넘긴 여행객이 직접 계획을 짜기란 쉽지 않다. 특히 여러 나라를 여행할 경우 한 나라만 가는 것 보다 계획 짜기가 훨씬 복잡하다. 때문에 요즘에는 자녀들이 부모님의 여행 계획을 대신 짜주기도 한다. 이런 자녀들이 명심할 것이 있다. 환갑을 넘긴 부모님은 청년이 아니란 점이다. 체력도 다르고 입맛도 다르다. 숙소·식사·비행기 등 신경 써야 할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년 배낭여행.[사진제공=웹투어(고영웅)·내일투어·레일유럽]

중년 배낭여행.[사진제공=웹투어(고영웅)·내일투어·레일유럽]

자녀들이 환갑을 넘긴 부모님을 위해 배낭 여행 계획을 짜드릴 때 유용한 TIP 10가지를 소개한다. 이 정도만 유념해도 부모님에겐 큰 도움이 된다.

1. 충분한 대화를 통해 취향을 파악할 것
개인마다 여행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부모님께 최적의 여행지를 골라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님의 취향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쇼핑을 좋아하시는지, 유적지를 좋아하시는지, 자연 경관을 좋아하시는지, 박물관을 좋아하시는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이는 여행지를 선택할 때 뿐만 아니라 어떤 도시를 갈지, 그 도시에서 어떤 관광지를 갈 지 정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배낭 여행은 계획에서 시작한다. 배낭 여행 경험이 많은 자녀가 부모의 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앙포토]

배낭 여행은 계획에서 시작한다. 배낭 여행 경험이 많은 자녀가 부모의 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앙포토]

2. 부모님 체력에 맞는 일정을 짤 것
하루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여행을 망칠 수 있다. 부모님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일정과 동선을 잘 짜는 것이 관건이다. 관광지는 하루에 2곳 이상 보지 않도록 하자. 이동 시간은 최대한 줄이자. 공항 픽업이나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일일투어 등을 이용하면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짐은 어떻게 해도 짐이 된다. 부모님 체력을 고려하자. 가능하면 짐을 줄이자. 필요하면 현지에서 사서 쓰도록 하자. [중앙포토]

짐은 어떻게 해도 짐이 된다. 부모님 체력을 고려하자. 가능하면 짐을 줄이자. 필요하면 현지에서 사서 쓰도록 하자. [중앙포토]

3. 캐리어는 최대한 가볍게
비상 상황을 생각해 이것저것 다 챙기다 보면 한 짐이다. 무거운 캐리어가 오히려 체력 소진과 근육통이라는 비상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꼭 필요한 물품들만 챙겨가고 현지에서도 사거나 구할 수 있는 물품들은 과감히 빼자.

4. 숙소는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엘레베이터 확인은 필수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찾아다니는 것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치안이 나쁘지 않다면 숙소는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유럽은 건물에 엘레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숙소에 엘레베이터가 있는지, 없다면 숙소의 층 수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관절이 아프면 모든 여행의 즐거움은 반감된다.

환갑이 넘어가면 숙소부터 찾게 마련. 비용이 좀 들어도 편안한 곳에서 지내시도록 하자. [사진 호텔&트래블앤레저 홈페이지]

환갑이 넘어가면 숙소부터 찾게 마련. 비용이 좀 들어도 편안한 곳에서 지내시도록 하자. [사진 호텔&트래블앤레저 홈페이지]

5. 여유 있다면 호텔, 아니면 게스트하우스 2인실로
잠자리가 불편하면 피로가 안 풀리지 않는다.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호텔로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게스트하우스 2인실을 이용해보자. 요즘은 게스트하우스도 가성비 좋은 곳이 많다. 에어비앤비 등으로 부모님께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호스트와 계속 연락해야 하고 숙박 전문 업체보다 돌발 상황이 많은 에어비앤비의 특성상 부모님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현지식은 별미일 뿐이다. 입맛을 회복할 수 있는 즉석식품을 반드시 챙겨드리자. [중앙포토]

현지식은 별미일 뿐이다. 입맛을 회복할 수 있는 즉석식품을 반드시 챙겨드리자. [중앙포토]

6. 부모님 입맛에 맞는 음식점을 찾아 놓을 것
60대 부모님 중에는 한식을 꼭 드셔야 하는 분들이 있다. 때문에 일정 중간 중간에 한식당을 넣어 놓거나, 마땅한 한식집이 없다면 즉석밥과 간단한 반찬들을 챙겨 드리자. 만약 현지식을 좋아하신다면 현지 맛집을 미리 찾아 놓도록 하자. 너무 숨어있거나 알려지지 않는 맛집을 찾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할 것. 유명한 맛집은 예약해 놓는 것이 좋다.

7. 긴 팔, 긴 바지, 가벼운 외투는 필수
아무리 더운 지역으로 여행 가더라도 날씨 변화는 아무도 모른다. 또, 더운 지역일수록 실내에 에어컨이 세게 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긴 팔, 긴 바지, 가벼운 외투는 필수로 챙겨야 한다.

8. 건강 제품들을 챙길 것
파스, 휴족시간, 영양제 등 여행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한 건강 제품들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특히 파스나 휴족시간은 서양에서는 구하기 어려우니 가지고 가면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에 번역기 앱을 깔고 현지 데이터 로밍 방법을 알려드리자.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스마트폰에 번역기 앱을 깔고 현지 데이터 로밍 방법을 알려드리자.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9. 통역 어플리케이션 설치
부모님이 영어를 못하시거나 현지에서 영어로 대화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스마트폰에 통역 앱을 깔아드리자. 요즘에는 통역이 제법 정확하게 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아니면 간단한 여행용 문장들이 써져 있는 책자를 챙겨드리는 것도 좋다.

10. 한국에서 예약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두자.
기차, 박물관, 픽업 등 한국에서 예약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가는 것이 좋다. 미리 예약하면 표를 끊기 위해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티켓 매진 등으로 표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예방할 수 있어 더 안전하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

'루푸스 병'아내와 40여개국 배낭여행을 다녀온 최오균 박정희 부부 [중앙포토]

'루푸스 병'아내와 40여개국 배낭여행을 다녀온 최오균 박정희 부부 [중앙포토]

간단한 팁이지만, 이 정도만 숙지하고 여행 계획을 짜더라도 부모님은 훨씬 편하게 배낭 여행을 다녀오실 수 있다.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달려오셨고 환갑을 맞아 여행을 떠나려는 부모님께, 이왕이면 제대로 된 배낭 여행을 선물해 드리자!

장하니 인턴기자 chang.h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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