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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경문 감독...NC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김경문(59) 감독이 입원했다. 뇌하수체 선종이 발견돼 약물치료를 받게 돼서다. 김평호 수석코치가 당분간 김 감독 대신 팀을 이끈다. 최현 홍보팀장은 "며칠 동안 김 감독이 구토와 함께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지금은 상태가 호전돼 음식도 먹는다"며 "의료진이 경과를 더 지켜보자고 해 당분간 입원해 있을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김경문 감독

김경문 감독

지난달 28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김 감독 안색이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엔 급체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김 감독은 인근 병원을 찾았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혈액검사를 통해 머리 한가운데의 뇌하수체에서 직경 약 2㎝짜리 선종을 발견했다. 악성종양은 아니어서 수술 대신 약물치료를 받는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2004~11년) 시절을 포함해 프로 감독 생활 14년 동안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 그랬던 김 감독이 경기장에도 나갈 수 없을 만큼 아프자 선수단도 동요했다. 최고참 이호준(41)은 "감독님이 가끔 무서울 때도 있는데, 안 계시니 슬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11년 8월, 제9 구단인 NC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NC는 창단 5년째인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준우승)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소속 투수 이태양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이 밝혀져 영구제명됐다. 구단이 승부조작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김 감독도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던 김 감독은, 지난해 말 NC와 총액 20억원에 3년간 재계약했다. 올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잡은 NC는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을 구단 역대 최고 연봉(20억원)에 영입했다. 또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가 떠난 빈자리는 재비어 스크럭스로 메웠다. 맨쉽은 시즌 초반 7전7승으로 활약했고, 스크럭스도 5월까지 14홈런을 쳤다.

맨쉽(왼쪽)과 스크럭스.

맨쉽(왼쪽)과 스크럭스.

문제는 부상 변수였다. 맨쉽이 5월, 스크럭스가 6월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선두 KIA를 턱밑까지 추격하던 NC는 투타의 에이스가 빠지면서 힘이 빠졌다. 결국 KIA에 8경기 차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두산 시절을 포함해 네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김 감독의 스트레스는 더 커졌다.

지난달 중순 맨쉽과 스크럭스가 차례로 돌아왔고, NC는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감독이 병상에 누웠다. NC는 지난 주말 김 감독 없이 최하위 kt를 상대로 2승1패를 기록했다. 2차전(지난달 29일)은 10회 연장전 끝에 5-4로 힘겹게 이겼고, 3차전(지난달 30일)은 3-4로 역전패했다. 김평호 코치는 "평소 김 감독님이 쓰던 작전을 염두에 두고 팀을 지휘하고 있다. 감독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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