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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펜션 당분간 영업중단"…경찰, 불법 숙박업 여부 유권해석 의뢰

중앙일보

입력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트랙터를 도원해 누드펜션 입구를 막았다. [사진 독자제공]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트랙터를 도원해 누드펜션 입구를 막았다. [사진 독자제공]

충북 제천의 '누드펜션' 운영자가 당분간 펜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경찰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A펜션을 불법 숙박업소로 볼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제천 누드펜션 운영자 "펜션 운영 당분간 안하겠다" 경찰에 밝혀 #경찰 A펜션 미신고 숙박업 운영관련 복지부 유권해석 의뢰 #주민들 지난달 28일 펜션 진입로 막고 시위 벌여

1일 충북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에서 운영되는 A펜션과 관련, 경찰이 “숙박시설에 해당하는지 판단해 달라”며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해당 펜션 운영자는 “당분간 펜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2009년 문을 연 이 펜션은 나체주의 동호회 회원들이 이용하는 휴양시설로 한동안 영업을 중단했다 최근 재개했다. 마을 주민들은 “누드펜션을 마을에서 몰아내겠다”며 지난 주말부터 시위를 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묘재마을 주민 박운서씨가 지난 7월 27일 오후 누드동호회 회원들이 휴양시설로 쓰는 펜션을 가르키고 있다. 최종권 기자

충북 제천시 봉양읍 묘재마을 주민 박운서씨가 지난 7월 27일 오후 누드동호회 회원들이 휴양시설로 쓰는 펜션을 가르키고 있다. 최종권 기자

경찰은 A펜션에 대해 공중위생법 위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이 펜션은 2009년 민박업으로 제천시에 신고했다가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2011년 폐업 신고했다. 현재 다세대 주택으로 제천시에 등록돼 있어 영업행위를 할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A펜션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을 모집한다. 신규 회원은 가입비 10만원과 연회비 24만원을 각각 내야 한다. 경찰은 가입비와 연회비를 숙박비 개념으로도 볼 수 있는지 검토해 왔다. 만약 숙박업소에 해당한다는 복지부 유권해석이 내려지면 미신고 숙박업소(공중위생법 위반)로 처벌할 근거가 마련된다.

경찰관계자는 “현재 연회비를 납부하는 사람만 누드펜션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운영형태가 숙박업에 해당되는지 해석을 의뢰한 것”이라며 “형법상 공연음란죄나 경범죄처벌법(과다노출) 적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누드펜션 입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8일 누드펜션 입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반면 제천시는 A펜션을 숙박 시설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승범 봉양읍 개발팀장은 “회비 명목 등으로 돈을 받고 시설을 이용하는 행위를 숙박업 운영으로 봐야 하는지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회비를 시설 사용료로 보기 어렵고 펜션 내부 시설도 일반 숙박시설과 다르기 때문에 현재로썬 제재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찰이 A펜션을 미신고 숙박업 운영 혐의로 입건해 처벌할 경우, 이를 근거로 건축법상 용도변경 허가 위반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10명을 상대로 누드 펜션 운영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9%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으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동호회만의 사적 공간이므로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은 22.4%였다. 25.7%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묘재마을 주민들이 누드 펜션 운영을 오르는 길에 항의 글을 써놨다. 최종권 기자

묘재마을 주민들이 누드 펜션 운영을 오르는 길에 항의 글을 써놨다. 최종권 기자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28일 A펜션 입구에서 회원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트랙터 등을 동원해 시위했다. 149㎡ 규모의 이 펜션은 2층에 마을을 훤히 볼 수 있는 발코니가 있고 뒷 마당에 취사·물놀이 시설이 있다.자연주의를 표방하는 한 누드 동호회 회원들이 이용하는 장소로 매주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돼 왔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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