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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까지 치우게 했다" 육군대장 부인의 갑질 논란…국방부 감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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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나온 군인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휴가나온 군인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국방부가 육군대장의 부인이 공관병을 상대로 이른바 '갑질'을 일삼았다는 군인권센터의 폭로와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다고 1일 밝힌 가운데 ‘갑질’의혹을 받고있는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이 전역지원서를 냈다.

육군에 따르면 그는 “지난 40년간 몸 담아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자책감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며 “전역지원서 제출과는 무관하게 국방부 감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그의 부인이 관사의 공관병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인권센터에서 국방부로 민원을 제기했고, 의혹 대상자가 대장급 장교란 점을 고려해 감사관실을 통해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2일부터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문 대변인은 "국방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며 "공관병 운용 필요성 등 제도 전반을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장병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함으로써 본인도 가고 싶고 부모도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병영문화 창조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박 모 대장 가족이 관사에서 공관병과 조리병 등을 지난해 2월부터 올해 초까지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복수의 제보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한 공관병은 사령관이 새벽 기도를 가는 오전 6시부터 취침하는 오후 10시까지 근무했다. 사령관의 부인은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까지 모두 공관병을 불러 지시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안방 블라인드 치기, 거실에 떨어진 쓰레기 줍기,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과 각질 치우기 등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인은 조리병이 음식 재료를 다듬는 것을 보고 칼을 빼앗아 허공에 휘두르며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이외에도 명절에 선물로 들어온 과일 중 썩은 것들을 공관병에게 집어 던지거나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공관병을 베란다에 40분간 가둬놨다는 등의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 박 모 대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저의 가족 및 공관병 운용과 관련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런 모든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진위 여부를 떠나 전적으로 부덕의 소치라 생각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문상균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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