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 전략폭격기 지난달에만 3차례 대만 주변서 훈련…무기 판 美 견제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전략폭격기 편대가 지난달 20일 중국 공군 소속 H(훙)-6 기종의 전략폭격기 8대와 윈(運·Y)-8 기종의 전자정찰기 2대로 이뤄진 군용기 편대가 대만 인근 상공을 날아 미야코(宮古)해협과 바스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 훙-6 전투기와 대만 전투기 경국호(IDF) 모습. [대만 자유시보 캡처=연합뉴스] 

중국의 전략폭격기 편대가 지난달 20일 중국 공군 소속 H(훙)-6 기종의 전략폭격기 8대와 윈(運·Y)-8 기종의 전자정찰기 2대로 이뤄진 군용기 편대가 대만 인근 상공을 날아 미야코(宮古)해협과 바스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했다. 사진은 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 훙-6 전투기와 대만 전투기 경국호(IDF) 모습. [대만 자유시보 캡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고 밝힌 이후 중국의 대만 견제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전략폭격기가 지난달 세 차례나 대만 주변을 비행하며 훈련하는 등 최근 들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일 전했다.
중국은 지난 30일 건군 90주년 대규모 열병식에 대만 총통부 모형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거행된 중국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 보도 화면에 포착된 대만 총통부 건물(붉은 원안). [사진 관찰자망 캡처]

지난달 30일 거행된 중국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 보도 화면에 포착된 대만 총통부 건물(붉은 원안). [사진 관찰자망 캡처]

대만 총통부 건물. [중앙포토]

대만 총통부 건물. [중앙포토]

대만 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중국 본토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 H(훙)-6 4대가 대만 주변을 근접 비행했다.
훙-6은 기종에 따라 핵무기 투하가 가능하고, 최신 기종의 경우 공대지 순항(크루즈)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날 폭격기들은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 해협을 통과한 뒤 북상해 일본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 공해상을 거쳐 중국에 돌아갔다.
지난달 20일에도 훙-6 8대가 전자전기·정보수집기 등과 함께 대만 북쪽 방향에서 나타나 거의 같은 코스로 비행했다.
이어 지난달 24일에도 훙-6 4대가 대만 남쪽을 돌아 본토로 돌아가는 훈련을 가졌다.
요미우리는 “중국은 대만이 중국을 바라보는 서쪽 방면에 대공 화기가 집중 배치돼 있다는 점을 노리고 폭격기를 섬의 동쪽으로 비행하게 했다”고 전했다.
대만의 취약점을 노린 무력 시위인 셈이다.

자국 잠수함에 승선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중앙포토]

자국 잠수함에 승선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중앙포토]

중국 폭격기들의 훈련에 맞서 대만군은 주력 전투기인 경국호(經國號·IDF)를 급발진시켜 대응하는 한편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즉각 공개했다.
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공군기지를 시찰하고 일선 병사들을 격려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의 대만 인근 비행훈련이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이후 모두 5차례 훈련이 확인됐는데, 공교롭게도 그중 3번의 훈련이 지난달에 집중된 것이다.

中 본토서 출격한 H-6 폭격기 4대, #대만 동쪽 돌아 돌아가는 비행훈련 #총 5차례 훈련 중 지난달 3차례 집중 #트럼프 행정부 대만 무기판매에 반발 #정밀 유도무기 등 14억 달러 어치 #中 공군 블로그 통해 '훈련 상시화' 명기 #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말 트럼프 행정부가 14억 달러(약 1조5687억원) 규모의 대(對) 대만 무기 판매를 발표하자 중국이 항의 차원에서 훈련 횟수를 늘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국방부 국방안보협력처(DSCA)에 따르면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는 무기 목록에는 각종 레이더와 전자장비를 찾아 파괴하는 대(對) 레이더 미사일(AGM-88B HARMs), 함정에 탑재하는 SM-2 대공 미사일, 1차 공격 실패 시 유턴해 2차 공격하는 잠수함용 MK48 어뢰 등이 올라와 있다. 또 대만 F-16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AGM-154C 공대지 미사일도 포함돼 있다. AGM-154C는 사거리가 최대 130㎞로 원거리 정밀 폭격이 가능한 무기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미 해군 함정의 대만 정기 기항이 가능한 법안을 통과시켜 중국의 심기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본회의 경과에 따라 중국의 대만 압박 수위가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20일 중국 공군은 공식 블로그에 훙-6 사진을 올리고 “상시화! 상시화! 상시화!”라는 설명을 달았다.
요미우리는 “중국이 앞으로 대만 주변 비행훈련을 ‘상시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