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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본·대]신입생은 봉? 대학 입학금 가장 비싼 대학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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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들이 처음 받는 등록금 고지서에는 수업료 외에 더 내야 할 금액이 적혀있습니다. 신입생때 딱 한 번 내는 ‘입학금’입니다. 보통 수십만원의 입학금을 내고 나면 이후부터 받는 고지서에는 입학금이 0원으로 나오거나 입학금 항목 자체가 없어지죠.

신입생에게 걷는 입학금 대학마다 천차만별 #0원부터 102만원까지, 입학금 산정기준 없어 #입학금 비싼 대학, 동국대>한국외대>고려대 #DGIST, 한국교원대 등 5곳은 입학금 없어 #문재인 정부, '입학금 단계적 폐지' 선언 #대학생·청년단체들 "즉각 폐지하라" 요구

수업료에 입학금까지 더해지면서 신입생의 등록금 부담은 더 커집니다. 올해 4년제대 228곳(캠퍼스 및 분교 포함)의 입학금은 평균 59만7500원입니다. 특히 사립대가 평균 72만1200원으로 국공립대(14만5900원)보다 비싸죠. 4년제대가 걷는 입학금 전체 규모는 2300억원에 달합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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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입학금은 대학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수업료도 대학마다 다르지만 입학금은 차이가 심합니다. 100만원 이상을 받는 대학이 있는 반면 입학금이 전혀 없는 대학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가장 입학금이 비싼 대학은 어디일까요.

동국대학교 전경. 동국대는 전국 4년제대 가운데 입학금이 가장 비쌌다. [중앙포토] 

동국대학교 전경. 동국대는 전국 4년제대 가운데 입학금이 가장 비쌌다. [중앙포토] 

올해 대학정보공시자료에 따르면 입학금이 가장 비싼 대학(본교 기준)은 동국대입니다. 입학금이 102만4000원으로 유일하게 100만원 이상인 대학이죠. 2위는 한국외대(99만8000원), 3위는 고려대(99만6600원)였습니다. 입학금이 비싼 대학 상위권은 대부분 사립대고 특히 서울에 있는 대학이 많습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사립대 중에서도 등록금에 비해 입학금이 특히 비싼 대학들이 있습니다. 등록금 대비 입학금 비율을 계산해보면 한국외대가 가장 높습니다. 한국외대는 입학금이 연간 등록금의 14%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등록금이 싼 인문계열 전공의 비중이 높아 평균적인 등록금 수준은 낮지만 입학금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외국어대 캠퍼스 전경. 한국외대는 입학금이 99만 8000원으로 연간 등록금의 14%에 달한다. [중앙포토]

한국외국어대 캠퍼스 전경. 한국외대는 입학금이 99만 8000원으로 연간 등록금의 14%에 달한다. [중앙포토]

이 밖에 덕성여대(13.4%), 인하대(13%) 등이 등록금 대비 입학금 수준이 높은 대학입니다. 반면 사립대라도 충남 한서대(6.2%), 전남 초당대(6.2%)처럼 등록금에 비해 낮은 입학금을 받는 대학들도 있습니다.

입학금이 싼 대학은 대부분 국공립대입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교원대 등은 입학금이 없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 한밭대 등은 2만원대, 서울시립대도 9만2000원에 불과합니다. 사립대에 비해 등록금도 싸지만 등록금 대비 입학금 비율도 훨씬 낮습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경. 입학금이 없는 국립 대학이다. [중앙포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경. 입학금이 없는 국립 대학이다. [중앙포토]

이처럼 제각각인 입학금을 대학들은 무슨 이유로 걷고 어디에 사용하는 걸까요. 입학금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등교육법 제11조 1항은 ‘학교의 설립자ㆍ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입학금을 ‘그 밖의 납부금’으로 간주합니다. 또 각 대학의 학칙에 입학금 징수에 대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요.

하지만 입학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입학에 관련된 업무나 행사 등에 쓰는 돈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업료와 마찬가지로 입학금도 교비에 포함돼 대학의 여러 사업이나 인건비 등에 사용되기 때문이죠. 입학금을 책정하기 위한 기준도 없습니다. 대학마다 입학금이 0원에서 100만원까지 들쑥날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도권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입학금은 일종의 ‘입회비’ 개념이다. 수업료가 매 학기마다 받는 등록금이라면, 입학금은 신입생에게 받는 일회성 등록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대학마다 입학금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대학마다 선택이 다른 것 뿐이다. 입학금이 적은 대학은 그만큼 수업료를 높게 책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34;대학 입학금 폐지하라&#34;  (서울=연합뉴스) 참여연대·청년하다·반값등록금국민본부와 고려대·한양대·홍익대·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이 2일 오후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입학금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3.2 [참여연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2017-03-02 14:50:55/<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34;대학 입학금 폐지하라&#34; (서울=연합뉴스) 참여연대·청년하다·반값등록금국민본부와 고려대·한양대·홍익대·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이 2일 오후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입학금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3.2 [참여연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2017-03-02 14:50:55/<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래서 일각에서는 “수업료와 다를 바 없는 입학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전국 총학생회와 청년단체들이 대학을 상대로 입학금 반환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이들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신입생에게 받는 입학금은 대학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도 입학금 폐지를 추진합니다. 지난 19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가 포함됐습니다. 앞서 13일에 문 대통령이 대학 입학 전형료 인하를 주문한데 이어 대학 입학금 폐지까지 공론화된 것입니다.

19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대학 입학금 폐지 관련 내용

19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대학 입학금 폐지 관련 내용

하지만 당장 입학금을 없애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2300억원의 재원이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 대학들이 등록금을 높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입학금을 없애려면 정부가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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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이 높아지면 입학금이 사라져도 학생들의 실질적 부담은 줄지 않게 됩니다. 지난 19일 교육부가 대학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입학금 폐지 방안을 논의했지만 대학 측의 반대로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학이 입학금의 필요성을 주장하려면 우선 입학금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책정되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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