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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난 토리라고 해! 내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중앙일보

입력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안녕~난 '토리'라고 해. 내가 드디어 어제(26일) 새 주인을 만났어. 이제 나는 '문토리'야. 우리 아빠 성이 문 씨거든. 사람들은 나보고 '견(犬)생역전'이라고 하는데 내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나는 2015년 10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폐가에서 발견됐다고 해. 당시 60㎝ 길이의 목줄에 묶인 채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날 처음 발견했던 동물보호단체 누나들에 따르면 내가 주인 할아버지가 있었대. 그 할아버지는 다른 집에서 살면서 폐가에 종종 들렀었어. 그때마다 나랑 내 친구들을 때리거나 학대를 했어. 결국 내 친구는 학대에 못 이겨 죽고 말았어. 누나 말로는 내가 친구의 죽임을 당한 걸 지켜본 강아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애교가 많은 편이라고 하더라고. 발견 당시 나는 털이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지금과는 다른 얼굴이었대.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나는 구출된 후로도 바로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2년 정도 보호소에 살았어. 사람들이 선호하는 강아지가 아니라서 입양이 늦어진 거래. '블랙 독 증후군(Black Dog Syndrome)'이라는 현상이 있다는데, 사람들은 밝은색 털을 가진 개에 비해 검은색 털을 가진 개의 입양을 기피한다고 하더라.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나는 그렇게 새 주인만을 기다리면서 살았어. 그런데 우리 아빠가 지난 5월 초 대선 유세를 하면서 나를 딱 발견한 거야. 그때 우리 아빠는 "온몸이 검은 털로 덮인 소위 못생긴 개지만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고 하면서 당선이 되면 나를 입양하겠다고 약속했어.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나는 어제(26일) 드디어 우리 아빠 집으로 들어갔어. 우리 누나들이 얼마나 철저하냐면 대통령이라도 막 봐주지 않았다? 입양 절차를 아주 꼼꼼하고 엄격하게 밟았대. 우리 아빠는 일반적인 동물 입양절차에 따라 입양을 받았다는 확인서에 사인하고, 진료기록과 성격, 동물 신분증명서와 같은 마이크로칩 등 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누나에게 설명 들었어. 우리 누나들은 "아무리 대통령님일지라도 토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끝까지 옆에 있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기견이었던 '토리'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기견이었던 '토리'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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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남자들이 좀 무서워. 나를 폐가에서 학대하던 전 주인이 남자였기 때문인걸까? 근데 있잖아. 어제 우리 아빠 품에 안긴 그 순간에는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나오더라고. 헤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나 같은 유기견이 '퍼스트 도그(first dog)'가 된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래. 청와대 첫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인 이 문토리의 이야기. 앞으로 많이 기대해줘!

[사진 케어TV 유튜뷰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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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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