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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누구보다 용감했다, 11개월간 세상에 영향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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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희귀병 연명치료 중단으로 11개월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 영국 아기 찰리 가드. [AP=연합뉴스]

희귀병 연명치료 중단으로 11개월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 영국 아기 찰리 가드. [AP=연합뉴스]

영국의 11개월짜리 아기 찰리 가드의 연명치료 여부를 놓고 논쟁을 불렀던 부모가 결국 연명치료 포기를 선언했다. 당초 고려했던 실험적 치료법을 적용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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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찰리의 부모 크리스 가드(32)와 코니 예이츠(31)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작고 사랑스러운 아들을 보내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오는 8월 4일 첫돌을 앞둔 찰리는 세계에서 16명만이 앓고 있는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런던의 한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찰리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병원이 부모에게 연명치료 중단을 권유했지만 부모는 미국 병원에서 실험치료를 시도하겠다고 나섰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로 전 세계에서 보내온 성금이 답지했다.

지난 10일 연명치료 중단 여부를 재심하기로 한 영국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찰리 부모. [AP=연합뉴스]

지난 10일 연명치료 중단 여부를 재심하기로 한 영국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찰리 부모. [AP=연합뉴스]

지난 4월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THR)는 찰리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찰리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여론에 밀린 영국 법원이 한발 물러섰지만 찰리를 진단한 미국 의료진은 너무 늦었다는 소견을 법원에 전달했다.

찰리의 부모는 법정에서 “아들은 누구보다 용감한 전사였다. 11개월 동안 사람들이 일생 동안 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에 영향을 줬다”며 “이제 아들과 마지막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찰리의 치료를 위해 모인 성금 130만 파운드(약 19억원)는 찰리와 같은 아기들을 위한 재단 설립에 쓰인다고 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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